[씨네리뷰]끔찍했던 그녀 덕분에 깜찍해진 삶 '브링 다운…'

  • 입력 2004년 2월 24일 18시 07분


스티브 마틴(왼쪽)과 퀸 라티파 주연의 코미디 ‘브링 다운 더 하우스’. 동아일보 자료사진
스티브 마틴(왼쪽)과 퀸 라티파 주연의 코미디 ‘브링 다운 더 하우스’. 동아일보 자료사진
일에만 파묻혀 지내는 세무전문 변호사이자 이혼남인 피터. 법조계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채팅방에서 샬린이란 여성과 대화를 나누며 친해진다. 이상형을 만났다고 확신한 그는 샬린을 집에 초대한다. 고대하던 첫 만남, 그는 기절초풍을 한다. 똑똑하고 날씬한 금발 미녀일 거라는 상상과 달리 샬린은 교도소를 탈옥한 거구의 흑인 여성이었던 것. 게다가 샬린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해 달라면서 피터를 쫓아다니며 괴롭힌다.

스티브 마틴, 퀸 라티파 주연의 ‘브링 다운 더 하우스(Bring Down The House)’는 중년의 백인 남자 변호사와 젊은 흑인 여자 탈옥수라는 황당한 조합을 통해 웃음을 이끌어내는 유쾌한 코미디 영화. 물론 처음엔 개와 고양이처럼 아옹다옹하면서 으르렁대던 두 사람은 결국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되어 서로를 도와준다.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이들의 어울리지 않는 만남에서 인종과 나이, 계급과 성(性)을 두루 웃음과 풍자의 코드로 삼겠다는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그 의도는 다채로운 에피소드들을 통해 꽤 성공을 거둔다.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인물은 주류사회의 한심한 백인 남성에게 삶의 활력은 물론 단란한 가정까지 되찾아주는 샬린 역의 퀸 라티파. 뮤지컬 영화 ‘시카고’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몸짱’과는 거리가 먼 덩치를 갖고도 너무도 당당하고 매력적이다. 백인 여성과 싸우는 퀸 라티파의 격투기에 가까운 ‘액션’ 장면과 힙합 차림새로 랩과 브레이크 댄스를 흉내 내는 스티브 마틴의 ‘노익장’도 색다른 볼거리.

‘웨딩 플래너’의 애덤 섕크먼 감독 연출작. 원제는 ‘박수갈채를 받다’는 뜻. 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 가.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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