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두 개의 ‘마태수난곡’이 내한한다. 하나는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합창단의 바흐 ‘마태수난곡’ 전곡연주회(3월 16, 17일 오후 7시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또 하나는 중국의 현대작곡가 탄 둔(47)이 작곡한 ‘워터 패션-신 마태수난곡’ 연주회(3월 28일 오후 6시 LG아트센터)다.
● 바흐 ‘마태 수난곡’
‘작은 파리’라고도 불리는 독일의 문화 고도(古都) 라이프치히. 이곳에 터를 둔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합창단은 바흐 ‘마태수난곡’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성 토마스합창단은 1212년 ‘성 토마스 아우구스티노 수도원’의 부속학교 소속으로 창단됐고, 바흐는 1723년부터 30여년간 이 합창단의 칸토르(음악감독)로 일했다. 이 수도원에서는 1729년 교회음악의 명작인 ‘마태수난곡’이 초연됐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는 오늘날 단절 없이 역사가 이어져 온 교향악단 중 최고(最古)의 악단. 1743년 12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라이프치히의 교향악단이 1781년 ‘게반트하우스(의류센터)’에서 상설 공연을 가진 이래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1829년 이 악단의 상임지휘자였던 펠릭스 멘델스존은 ‘마태수난곡’ 초연 100주년을 기념해 베를린에서 오랫동안 잊혀졌던 이 대곡의 ‘부활 연주회’를 가졌다. 마태복음의 기록에 따라 그리스도의 고난을 형상화한 이 작품이 한 세기 만에 되살아났던 것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재개관 페스티벌의 하나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는 성 토마스합창단의 칸토르로 재직 중인 게오르크 크리스토프 빌러가 지휘한다. 4만∼14만원. 1544-1555, 1588-7890
![]() -사진제공 LG아트센터 |
● 탄둔 ‘워터패션-신 마태수난곡’
무대 위에 물을 담은 17개의 항아리가 십자 모양으로 배열된다. 물을 손으로 때리고 퍼 올리는 ‘흐름’의 음향이 생성과 소멸, 부활의 메시지를 빚어낸다.
작곡가 탄둔은 ‘와호장룡’ ‘영웅’의 영화음악으로 대중과 친숙한 중국 현대 작곡계의 거장. 그는 2000년 바흐 서거 25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을 의뢰받고 이 곡을 작곡했다. 그는 “임신한 아내가 초음파 검사를 받던 날, 나는 검사실에서 아름다운 ‘물’의 소리를 들었다. 그 ‘흐름의 음향’에서 생명의 의미를 느꼈다”고 설명한다.
연주자는 모두 6명. 탄둔의 지휘에 베이스 스티븐 브라이언트와 소프라노 낸시 앨런 런디가 성악부를, 일본의 타악 연주자 하쿠라 후지이가 ‘물 연주’를 맡는다. 바이올리니스트 제니퍼 고와 첼리스트 크리스티나 쿠퍼도 연주에 참여한다. 3만∼7만원. 02-2005-0114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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