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2003년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전체 예술행사 관람률은 62.4%로 외환위기를 겪은 1997년 관람률(66.8%)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3년마다 실시되는 이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관람률은 2000년 54.8%보다 증가했다. 이는 주로 영화 관람률의 상승(2000년 40%→2003년 53.3%)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구체적인 행사관람으로는 문학행사가 2000년에 비해 5.1%→4.0%, 미술 전시회 11.6%→10.4%, 클래식 음악·오페라 공연 6.7%→6.3%, 전통예술공연 7.7%→5.2%, 무용공연 2%→1.1%로 약간씩 감소했다. 그러나 대중가요 콘서트(8.6%→10.3%)와 연극 뮤지컬 공연(10.9%→11.1%)은 증가했다.
연평균 문화행사 관람 횟수는 영화가 3.5회로 가장 많았고, 무용이 0.01회로 가장 적었다. 예술행사 관람의 걸림돌로는 시간 부족(36.5%)과 비용 과다(30.9%)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가시간은 평일이 3시간5분, 주말이나 휴일은 5시간44분으로 2000년에 비해 평일, 주말, 휴일 모두 각각 22분 줄었다. 그러나 가구당 월평균 여가비용은 23만1000원으로 2000년 16만9000원보다 6만2000원이 늘었다.
여가시간의 경우 ‘텔레비전을 보거나 집에서 쉰다’는 응답이 평일 38.9%, 주말·휴일이 26.4%로 가장 많았으며 나머지는 인터넷·게임(9.5%), 신문·잡지 보기(7.9%), 산책·스포츠(7.4%), 가족과의 대화·외식(5.4%)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문화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원장 이영욱)이 2003년 8월 11일∼9월 5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세 이상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다.
이 같은 문화 향수 실태와는 달리 출판(신문 서적 잡지 만화 등), 영화, 방송, 광고, 음반, 게임, 애니메이션, 캐릭터, 공예 등 우리나라 9개 문화산업의 2002년 시장규모는 2000년에 비해 6배가량 급성장한 39조2037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의 6.57% 수준에 해당한다.
문화부가 이날 함께 발간한 ‘2003 문화산업백서’에 따르면 2002년 출판산업 규모는 11조원에 이르렀다. 이어 홈쇼핑 채널을 포함한 방송산업 9조5000억원, 광고산업 6조5000억원, 캐릭터산업 5조3000억원, 게임산업 3조4000억원의 순이었다.
이 중 방송, 영화, 광고, 게임, 캐릭터 산업의 전년대비 성장률은 21.8%로 집계됐으며 2002년 문화산업 수출실적은 5억9000만달러였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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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명 대상 실태조사
시인, 소설가, 화가, 연극인 등 예술인 10명 중 3명은 창작과 관련한 수입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관광부가 지난해 8∼10월 문학, 미술, 사진, 음악, 국악, 무용, 연극, 영화, 대중예술 등 10개 분야 예술인 1947명을 대상으로 우편 혹은 면접 조사한 ‘2003년 문화예술인 실태’에 따르면 창작활동과 관련한 월수입이 전혀 없다는 예술인이 30.9%였다. 20만원 이하라고 답한 예술인도 17.8%나 되어 절반(48.7%)에 가까운 예술인들이 창작관련 수입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10만원 이하는 13.7%, 11만∼20만원은 4.1%, 21만∼50만원은 8.5%, 101만∼200만원은 14.3%, 201만원 이상은 16.9%였다.
한편 2000년 조사와 비교해 창작관련 소득이 전혀 없는 예술인들은 18.1%에서 30.9%로 늘었으며, 201만원 이상 고소득 예술인은 14.3%에서 16.9%로 증가해 예술인들 사이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10명 중 6명(62.1%)은 자신의 예술 활동에 만족한다고 응답해 ‘돈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한 예술인들은 16.7%에 불과했다. 불만족의 원인으로는 사회적 저평가, 창작 발표의 기회 부족, 예술인 및 예술 활동에 대한 지원 부족, 예술 활동에 대한 낮은 경제적 보상 등이 꼽혔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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