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언어를 구사한다는 것과 입맛을 맞춘다는 것이 다르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이, 특히 나의 아내가 태어난 곳인 한국이 좋긴 하지만 고향 인도네시아 자카르타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가 가끔 있다.
그래서 2주일에 한 번 나는 장인 장모를 모시고 아내와 함께 서울 이태원 해밀턴 호텔 근처의 인도네시아 레스토랑 ‘발리’(02-749-5271)를 찾는다.
한국에서는 최근 서양식 음식점만이 아니라 동남아 음식점들도 많이 들어서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곳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변형을 했기 때문에 내게는 조금 낯설다. 이 레스토랑은 인도네시아 전통의 맛과 향기를 내기 때문에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곳이다.
발리에서 내가 자주 먹는 것은 할머니가 자주 해주시던 나시고랭이다. 한국식으로 보자면 해산물 철판볶음밥 정도 될까. 거기다 닭고기와 쇠고기 꼬치구이인 사테를 땅콩 소스에 찍어 먹으면 너무 맛있다. 사테는 생일 등의 파티가 있을 때 반드시 주문하는 음식이다. 나는 사테를 한 번에 20개는 먹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음식은 튀긴 게 많아도 느끼하지가 않고 다른 동남아 음식과 달리 맛과 향이 강하지 않다. 또 소스가 다양하고 많아 입맛에 따라 맛을 조절하면서 먹을 수 있다. 한국인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듯하다. 아내도 매콤달콤하다며 좋아한다.
레스토랑 발리는 인도네시아 전통 악기와 열대 과일 등의 장식으로 인도네시아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여기다 타마린 같은 생과일 주스 한잔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다.
벤자민 엔더슨 리츠칼튼서울호텔 객실부 사원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