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여평에 이르는 아로마 허브동산에는 120여종의 허브 향기가 진동한다. 허브하우스에 들어서면 언제든지 눈, 코, 입을 비롯해 인체의 모든 기관이 향긋한 허브 향에 취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허브를 이용하여 목욕과 찜질을 할 수 있고 동산 뒤편에 있는 소나무 산책로(2km)에서는 솔 냄새를 맡으며 산책도 즐길 수 있다. 》
○ 싱그러운 초록빛 봄 향기
로마 허브동산은 개방한 지 1년이 조금 넘어 아직은 북적거림 없이 호젓하게 돌아볼 수 있다. 동산을 찾아가는 길도 한적하긴 마찬가지. 양평에서 인제 속초 방면으로 이어지는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 춘천 서석 IC를 빠져나오면 된다.
때이른 봄이라 실외의 허브는 이제야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지만 200여평에 이르는 널찍한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사시사철 다양한 허브가 은은한 향기를 내뿜고 있다. 맑은 초록빛을 바라보니 눈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다.
허브의 여왕이라 불리는 연보랏빛의 라벤더에서 보랏빛 로즈메리, 꽃잎의 색이 세 가지라 하여 삼색오랑캐꽃이라고도 하는 팬지, 우리나라 토종 허브인 섬백리향…. 90여종의 허브가 저마다 향기를 뽐낸다.
허브는 요리의 재료로도 많이 쓰이는데, 이곳 주인은 즉석에서 꽃잎과 이파리를 따주며 “맛 좀 보라”고 권한다. 이파리가 연 잎과 비슷한 노란 한련화는 강화 순무처럼 매콤한 무향이 상큼해 인기 만점. 허브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향긋한 맛이 그만이다.
허브하우스 안에는 작은 화분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화분 한 개 가격은 1만원. 집에서 잎을 조금씩 떼어내 차를 우려 마셔도 좋다. 차를 우려낸 허브는 말린 후 스타킹에 담아 목욕물에 넣거나 베개 안에 넣어도 좋다. 허브향은 피로회복이나 숙면에도 효과가 있다.
○ 오감으로 즐기는 허브천국
이곳에서는 허브를 온몸으로 즐길 수 있는 허브찜질과 허브목욕이 인기다. 라벤더, 로즈메리, 타임, 히솝, 전나무 등 모두 5개의 허브방을 갖춘 허브저온찜질방(섭씨 40∼45도)은 너무 뜨겁지 않고 은근히 땀을 배출해내기 때문에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찜질방의 모양새도 독특하다. 벽면에 소나무가 있고 가운데 천장에는 무명천으로 만든 주머니가 여기저기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그 안에 가만히 앉아있다 보면 몽글몽글 솟아오르는 땀방울에서도 향긋한 허브향기가 나는 듯 하다. 전나무 방은 사방 벽면 가득히 쭉쭉 뻗은 전나무가 둘러져 있어 숲 속에서 찜질을 하는 것 같다. 전나무는 몸이 습하고 냉한 여성들에게 효과만점이라고.
허브에서 추출한 에센셜 오일을 물에 풀어 목욕을 하는 허브목욕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피부에 탄력을 준다. 1인용 욕조로 돼 있어 이용자마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허브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허브목욕은 20∼30분 정도 욕조에 물을 담갔다가 나와서 물을 헹구지 않고 그대로 말려야 효과가 있다.
동산 안에는 허브향기뿐만 아니라 신선한 빵과 책의 향기에 취할 수 있는 베이커리 북카페도 있다. 벽면 가득히 꽂힌 1만여 권의 책이 인테리어를 대신하고 한 쪽에는 편안한 소파가 놓여 있다. 허브차를 마시며 책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 집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40여 년간 책을 수집해 온 주인 덕에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귀중한 고서들도 많다. 아울러 독일에서 제빵 기술을 익힌 주인이 월요일 오후 1시에는 제빵 강습도 해 재료비 2만원을 내면 빵과 우리 떡 만들기를 배울 수 있다.
글=최미선 여행플래너 tigerlion007@hanmail.net
사진=신석교 프리랜서 사진작가 rainstorm4953@hanmail.net
▼1박 2일 떠나볼까▼
1.홍천 ‘아로마허브동산’ 도착(033-433-9685)→허브하우스 관람(무료)→허브찜질(24시간 운영 8000원) 또는 허브목욕(2만원)
2.베이커리북카페 ‘피스 오브 마인드’(033-433-9962)에서 빵과 허브차 즐기며 독서
3.허브향 가득한 허브방갈로(5만원)에서 숙박
4.허브 한식당 ‘향을 먹는 집’(033-433-6113)에서 허브를 재료로 한 아침 식사→소나무 산책로에서 산책(약 1시간30분) 후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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