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화계 뉴스]더 풍만… 더 우아… 다시 화려해진 ‘오스카 패션’

  • 입력 2004년 3월 1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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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패션이 다시 ‘풍만’해졌다.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에 참석한 할리우드 스타들의 패션 코드는 ‘글래머’와 ‘레트로(복고)’. 지난해 ‘검정’ 일색이었던 ‘장례식 패션’에서 180도 전환한 화려한 패션이다. 미국이 이라크전쟁을 시작한 지 5일째 열렸던 지난해 아카데미상 시상식장에는 대부분의 스타들이 전쟁을 의식해 검은색 옷차림으로 등장했었다. ‘글래머’와 ‘복고’는 2004년도 세계적 패션 경향이기도 하다.

여성 스타의 경우 드레스 디자인이 단순해지고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이 강조됐다. 1920년대 섹시스타 진 할로를 연상시키는 잘록한 허리를 강조한 실크 드레스와 함께 V자로 앞이 깊게 파여 가슴을 강조한 50년대 메릴린 먼로 식 스타일이 주류였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르네 젤위거는 100만달러(약 12억원)어치의 카르티에 보석으로 치장된 의상에 73캐럿 다이아몬드로 만든 배 모양의 목걸이를 선보였다. 그는 잘록한 허리 등 실루엣을 강조하면서 뒤에 커다란 리본을 달아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샤를리즈 테론은 과거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생일에 메릴린 먼로가 입고 나왔던 것과 유사한 누드 컬러의 구치 드레스를 입었다. 새틴 장식이 달린 니콜 키드먼의 연청색 샤넬 드레스는 장식물을 다는 데만 400시간이 걸렸다.

남성의 경우 ‘반지의 제왕’의 일라이저 우드는 ‘난쟁이 프로도’ 이미지에서 벗어나 턱시도의 좁은 깃과 가느다란 넥타이로 남성의 섹시함을 강조했다. 또 ‘캐리비안의 해적’의 조니 뎁은 보석 장식이 들어간 커다란 반지와 간소화된 턱시도 라인, 커다란 셔츠 깃으로 자신의 ‘비주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자신의 나이나 신체 조건과 어울리지 않게 입은 스타들도 눈에 띄었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스칼렛 조핸슨은 19세의 젊고 발랄한 이미지를 살리지 못하고 강한 컬러와 빨간 립스틱으로 ‘39세’ 같은 느낌을 줬다는 평. 평소 옷 잘 입는 배우로 소문난 ‘콜드 마운틴’의 주드 로는 어깨가 남아도는 턱시도를 입어 마치 숀 코너리의 옷을 빌려 입은 것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도움말=패션정보회사 퍼스트뷰코리아 송서윤 패션컨설턴트)

다음은 아카데미상 레드 카펫을 밟은 남녀 스타 중 ‘최상’과 ‘최악’의 의상. (선정 및 선정사유=패션정보회사 퍼스트뷰코리아의 송서윤 패션컨설턴트)

▽여자 베스트=르네 젤 위거. 잘록한 허리 등 실루엣을 강조하면서 뒤에 커다란 리본을 달아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여자 워스트=스칼렛 요한슨. 젊고 발랄한 19세라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마치 ‘39세’처럼 입었다. 드레스의 강한 컬러와 빨간 립스틱이 나이가 들어 보인다.

▽남자 베스트=조니 뎁. 일반적인 턱시도인 듯하지만, 보석 장식이 들어간 커다란 반지, 간소화된 턱시도 라인, 커다란 셔츠 깃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자신의 ‘비주류적’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

▽남자 워스트=주드 로. 평소 옷 잘 입는 배우로 소문났으나, 이번엔 나이 많은 숀 코넬리의 턱시도를 빌려 입은 것 같다. 어깨에 걸쳐있는 듯 보이는 재킷은 키 크고 덩치 좋은 남자에 적절한 의상이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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