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타 빌리 조엘이 선택한 피아니스트’ 주형기(영국명 리처드 주·29)씨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솔로 무대를 갖는다. 부모는 한국인이지만 영국에서 태어나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그는 2002년 빌리 조엘이 작곡한 클래식 음반 ‘환상과 망상(Fantasies & Delusions)’ 연주를 맡아 무려 18주 동안이나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던 주인공.
“빌리 조엘이 팝 아티스트로 대성했지만 어려서부터 쭉 클래식 교육을 받았어요. ‘환상과 망상’은 그의 클래식에 대한 자질을 드러낸 음반이죠.”
7일 오후 5시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첫 내한 독주회에서 주씨는 빌리 조엘의 ‘환상’과 자작곡 ‘샹들리에’,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7번 등을 연주한다. 정통 클래식과 크로스오버적인 작품들을 두루 들려준다.
지난해 5월 그는 백악관 콘서트에 초청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부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주를 하기도 했다. “미국인들의 애창곡과 ‘아메리카 아메리카’ 등 애국적인 노래들을 슈베르트 스타일로 편곡해 연주했어요. 부시 대통령 내외가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말하더군요.”
주씨는 영국 맨해튼 음대와 영국 예후디 메뉴인 스쿨을 졸업했다. 16세 때 스트라빈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런던 바비컨 센터, 뉴욕 카네기홀 등에서 연주를 펼쳐 왔다.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했으나 97년 첫 한국 방문 후 독학으로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한국말을 익혔다.
그는 “요즘 한국음악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국 음악을 피아노로 표현해 세계에서 인기를 얻도록 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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