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영주-조수미 '현악 6중주-오페라 무대'서 새모습

  • 입력 2004년 3월 2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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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
‘따로’에서 ‘같이’로.

한국이 자랑하는 현악계와 성악계의 대표주자 장영주(23·바이올리니스트) 조수미씨(42·소프라노)가 각각 실내악과 오페라로 고국 무대에 선다. 언제나 ‘유일한 주역’이었던 두 스타급 아티스트가 여러 출연자들 사이에서 ‘n분의 1’로 호흡을 맞추는 무대다. 특히 조씨의 경우 연기와 노래가 어우러진 ‘무대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총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기회여서 관심을 모은다.

장씨의 새 면모를 보여줄 무대는 19, 20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장영주 & 베를린 필 6중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정단원을 비롯한 5명의 다른 현악 연주자들과 함께 브람스 현악 6중주 1번 B플랫장조와 차이코프스키 ‘플로렌스의 회상’ 작품 70을 연주한다. 반주자나 지휘자와의 호흡에만 신경 쓰는 독주·협연무대와 달리 여섯 명 모두의 발언권이 평등해 ‘양보’와 ‘일치된 호흡’이 가장 중요한 연주다.

조수미

호흡을 맞추는 다섯 아티스트들도 ‘n분의 1’로 힐끗 보고 지나칠 면면들이 아니다. 비올라를 연주하는 볼프람 크리스트(48)는 1978년 22세의 나이로 카라얀에게 발탁돼 20년 동안 베를린 필 수석을 지낸 주인공. 첼로 주자인 올라프 매닝어(40)도 베를린 필 첼로 수석이며 제2 첼로의 줄리안 스테켈(22)은 독일 음악 콩쿠르, 라이온스 국제 첼로콩쿠르, 바르샤바 루토슬라프스키 콩쿠르 등에서 상위 입상한 젊은 기대주다.

장씨는 “실내악 연주는 섬세한 호흡과 연결을 필요로 하며 동료 아티스트들의 연주 스타일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연주 때마다 배우는 점이 많다”고 말했다. 장씨는 올 6월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100주년 축제, 10월초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협연무대에 나서는 등 굵직한 일정을 잇달아 준비하고 있다. 3만∼10만원. 02-580-1300

조수미씨의 국내 첫 오페라 무대는 7월 21∼25일 세종문화회관 재개관 프로그램의 일부로 진행되는 베르디 오페라의 ‘리골레토’. 조씨는 이 작품으로 1986년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극장에서 유럽 무대 데뷔를 했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도 인기를 한 몸에 누릴 수 있었다. ‘리골레토’의 질다 역은 한 마디로 그의 트레이드마크 중 하나.

이 시대 최고의 ‘리골레토’로 부동의 평가를 받고 있는 이탈리아의 명 바리톤 레오 누치(62)가 리골레토 역으로 함께 출연해 더욱 눈에 띈다. 조씨는 카라얀이 지휘한 베르디 ‘가면무도회’ 등에서 그와 출연해 인연이 깊다.

이번 공연의 연출과 의상 조명 등 제작 노하우와 하드웨어 일체는 이탈리아 볼로냐 오페라극장에서 들여온다. 영국 코니퍼 레이블로 내놓은 레스피기 ‘로마 3부작’ 등으로 인기를 모은 이탈리아 지휘계의 신성 다니엘레 가티(42)가 지휘봉을 잡는다.

조씨는 “이 같이 완벽한 조건의 오페라 무대를 고국 팬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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