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속 ‘얼짱’들… 요즘 미인과 비교해 볼까

  • 입력 2004년 3월 2일 18시 53분


‘미’의 기준은 시대나 사회에 따라 다르지만, 미에 대한 추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옛날 우리 ‘얼짱’ 여인들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미인화만 한자리에 모은 이색 전시회가 열린다. 지난해 11월 코리아나화장품이 설립, 개관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화장미술관 ‘스페이스(Space) C’에서 27일까지 열리는 ‘자인(姿人)’전에는 아름다운 한국 여인들을 그린 회화 작품 50여점이 전시된다.

유상옥 스페이스 C 관장은 “자인이란 기품 있고 아름답고 맵시 넘치는 여인을 일컫는다”며 “미술관 소장품들 가운데 덕이 높고 잘 가꿔진 얼굴, 단정한 머리, 품위 있는 의상을 갖춘 여인들의 그림만 골랐다”고 말했다.

전시작 중 김은호의 ‘두 여인’과 ‘승무도’는 치밀한 대상 파악에서 출발하는 사실적인 묘사와 표현감각, 유려한 선묘의 세필기법과 부드러운 색채 표현이 돋보이는 미인도. 관념이 아닌 실제성에 역점을 둔 김은호의 미인화는 이후 김기창, 장운상, 장우성, 배정례 등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김기창의 작품으로는 근대기 여성의 용모를 엿볼 수 있는 전신상 ‘미인도’와 중국 고사를 한국적 맥락에서 재해석한 ‘화장도’가 전시된다. 장우성의 ‘여인’에서는 단아한 고전미가 엿보인다. 김은호의 유일한 여제자인 배정례의 미인화는 치밀한 세필묘사와 화려한 색채, 현실공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배경처리가 특징이다.

현대 작가들이 재해석한 실험적인 미인화도 선보인다. 청회색, 갈색조의 붓 터치로 서정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인 좌상과 누드 연작으로 알려진 박영선의 ‘누드’ ‘모자상’, 단색조의 화면에 이국적 여성상을 그려온 권옥연의 작품 ‘모자를 쓴 여인’ 등의 유화가 선보인다. 빛바랜 사진 속의 근현대 여성들을 그려낸 조덕현의 ‘20세기 추억’, ‘한국 여성사’ 시리즈 가운데 근대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한 작품들도 출품된다. 02-547-9749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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