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78명 ‘소설로 본 고구려史’ 금강산 세미나

  • 입력 2004년 3월 2일 18시 53분


“태평양전쟁 당시 중국을 장악했던 일본이 ‘중국은 일본 역사의 일부였다’고 선언한다면 한족(漢族)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중국은 왜 자승자박하는 발언을 합니까.”

역사소설 ‘연개소문’ ‘대조영’을 쓴 작가 유현종씨는 3·1절이었던 1일 북한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해금강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중국의 고구려사 귀속 움직임을 강하게 질타했다. ‘소설로 본 고구려의 역사와 한민족의 정체성’을 주제로 한국소설가협회(이사장 정연희)가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유씨를 비롯해 전상국 윤후명 김성종 김병총 김지연 곽의진 송은일씨 등 78명의 작가가 참가했다.

발표자로 나선 고구려사 연구자 윤명철 동국대 겸임교수는 “고구려사에는 문학이 접근할 만한 매력적인 소재가 많고 현대인들에게 감동을 줄 신화와 영웅적인 소재, 정신성이 곳곳에 배어 있다”며 “이 역사를 어떻게 중국에 빼앗기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토론에 나선 소설가 윤후명씨는 “고구려벽화를 실제로 보니 이 세상에 없는 것 같은 ‘바오밥나무처럼 커다란 나무’가 있더라”며 “나는 그게 인간에 대한 자연과 우주를 상징하는 ‘우주나무’라고 생각하는데 사학자들의 실체 파악이 있은 후 꼭 작품으로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참석자들의 열띤 호응 속에 진행됐지만 북한측 작가 참여가 성사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소설가협회 이계홍 남북소설문학교류위원장은 “1월 북측 조선작가동맹에 ‘동참촉구문’ 등을 보내 회의 참석을 권유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며 “북한이 중국과의 갈등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강산=권기태기자 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