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한 6단은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한국 바둑의 상징인 ‘국수’의 9번째 보유자가 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2일 열린 대국 때문에 한국외국어대 일본어학과 입학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7세 때 권갑룡 6단 도장에서 바둑을 배운 최 6단은 12세 때 입단했다. 최연소 입단 순으로는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9단에 이어 4번째. 그는 특히 원성진 박영훈 5단과 함께 85년생 소띠 해에 태어났다고 해서 ‘포스트 이창호’를 꿈꾸는 ‘송아지 트리오’로 불린다.
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것은 3단이었던 2000년 농심배 세계대회 때 3연승을 하면서부터. 그는 이듬해 같은 대회에서 2승을 또 올려 한국팀이 잇달아 우승하는 데 기여했으며 국제적으로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최 6단은 2002년 KT배 결승에 올라 조훈현 9단을 상대로 첫 우승에 도전했으나 1 대 2로 석패했다. 그는 KT배 결승에서 진 뒤 슬럼프에 빠져 2002년 입단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2003년 부활의 날개를 폈다. 65승12패 승률 84.4%로 다승 1위와 승률 1위를 차지했으며 바둑대상 신예기사상을 수상했다. 또 천원전에서 우승해 생애 첫 타이틀도 품에 안았다.
“이창호 9단과 도전기를 두는 동안 내가 비중 있는 인물이 된 것 같아요. 자신감을 얻은 게 큰 수확입니다.”
그는 정확한 수읽기를 바탕으로 전투를 잘하지만 이번 도전기에선 두텁고 침착한 바둑을 주로 구사했다. 그는 “이 9단을 상대로 엷어지면 괴롭다고 판단해 될 수 있는 한 두텁게 두었다”며 “흑을 잡을 때마다 포석에서 성공해 바둑이 잘 풀렸다”고 말했다.
최 6단은 국수전 외에도 이 9단과 기성전 도전기를 두고 있다. 현재 전적은 1패.
“한국 바둑계에서 ‘국수’라는 호칭은 제1인자를 칭합니다. 그 명성에 흠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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