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안에 겨울이야 얼마든 남을 수 있을 터. 그러나 오는 봄 막지 못하고 가는 겨울 붙잡지 못함이 자연의 섭리다. 그러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변덕을 탓하기 전에 이른 꽃잎 섣불리 피웠다가 게릴라 추위에 대경실색한 성마른 꽃잎의 방정을 탓할 일이다.
매화꽃 피면 섬진강 매실마을에서 꽃놀이하고 산수유 꽃 피면 구례 산수유마을 찾아가 낮은 돌담 정겨운 마을길 산책하는 것이 어느덧 반도의 대표적인 봄 풍경으로 자리 잡아가는 요즘. 그냥 두어도 볼 만한 것이 꽃놀이에 봄맞이인데 이것이 좀 알려질 만하니 축제니 페스티벌이니 하는 행사가 끼어들어 그렇지 않아도 봄바람 든 사람들을 부추긴다. 그러나 그런 행사라도 있어야 신바람 들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리지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것이 우리네 성정이자 놀이 스타일. 그러니 축제가 그리 부산스러움만 일으키는 무용지물만은 아닌 듯하다.
올해는 섬진강변 매실마을에서 열리는 광양시 주최 ‘광양 매화축제’(웅진식품 후원)가 이 마을의 대표선수 격인 청매실농원의 브라운관과 은막 데뷔(TV 드라마 ‘다모’와 영화 ‘취화선’의 촬영지)로 인기를 더하는 바람에 한층 돋보이게 마련될 모양이다. 또 구례 산수유축제 역시 올해는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까지 곁들여 산수유 외에도 볼 것이 많은 행사로 준비되고 있다.
●광양 매화축제(gwangyang.go.kr)
올 섬진강변 매화의 절정이 둘째 주(8∼14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축제는 13∼21일 섬진강 시민체육공원과 매화마을에서 열린다. 이즈음 강을 사이에 두고 하동과 마주한 백운산 자락의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을 찾으면 만개한 매화로 하얗게 채색된 섬진강변을 감상하는 호사를 누린다. 특히 청매실농원(www.maesil.co.kr)에 가면 푸릇푸릇 싹 오른 보리가 매화꽃 활짝 핀 하얀 산등성 나무 아래를 잔디처럼 장식해 하얀 매화는 더 하얗게, 푸른 보리는 더 푸르게 보인다. 그러다 건듯 바람이라도 불면 그 꽃 비 되어 내리고 사람들은 흥에 겨워 탄성을 지른다.
축제가 개막되는 13일에는 개막행사로 꽃놀음 들놀음 길놀음이 매화마을에서 올리는 매화제를 필두로 섬진강변에서 펼쳐진다. 꽃놀음 행사로는 ‘대형 매화 그리기’ 퍼포먼스와 ‘시민참가 매화 그리기’ 행사가 펼쳐진다.
▽찾아가기=호남고속도로 익산나들목∼799번 지방도∼봉동∼17번 국도∼남원∼19번 국도∼구례∼19번 국도∼861번 지방도.
●구례 산수유 축제(www.gurye.net)
19∼28일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관광지 일대에서 펼쳐진다. 산수유 꽃으로 유명한 상위 월계마을(위안리)은 지리산 만복대와 노고단이 이룬 계곡 아래 산자락. 낮은 돌담으로 이뤄진 마을길이 인상적인 이곳에는 산수유나무가 계곡과 마을을 온통 노랗게 뒤덮는다.
행사로는 △산수유차 시음 및 산수유 술 마시기 대회(토 일요일만) △산수유 두부 먹기(25일) 및 산수유 떡치기(매일) △산수유 꽃길 체험(행사장∼반곡∼평촌마을)
▽찾아가기=호남고속도로/전주IC∼17번 국도∼임실∼남원/19번 국도∼밤재터널∼지리산 온천랜드∼상위마을
●패키지 상품
◇섬진강 매화꽃 따라 떠나는 남도 별미 기차여행(1박2일)=9, 16, 23일 출발(매주 화요일), 16만5000원. 서울역∼남원역∼섬진강변 매화마을(청매실농원)∼하동∼순천(시티호텔 숙박)∼보성차밭(삼나무 숲길과 녹차밭 산책, 녹차 시음)∼율포(해수녹차탕)∼선암사 꽃대궐∼남원역∼서울역.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
◇섬진강 매화꽃과 지리산 산수유꽃(당일)=수시. 섬진강 매화마을∼지리산 산수유마을.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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