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서연구회 김시한(金時漢·74) 회장은 4일 “1778년 박제가의 ‘북학의(北學議)’와 1933년 ‘신동아’ 9월호에 실린 한글학자 이중화(李重華)씨의 기고문에 서울의 한자 이름이 ‘徐(원,울:艸밑에 宛)’이라는 내용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신라의 도읍지인 경주가 당시에는 ‘서라벌(徐羅伐)’이라고 불리다가 훗날 ‘서벌’로, 다시 ‘서울(徐(원,울:艸밑에 宛))’로 바뀌었다는 것.
옥편에 따르면 울((원,울:艸밑에 宛))자는 ‘우거질 원’과 ‘쌓일 울’이라는 두개의 음으로 발음된다.
김 회장은 “신동아 외에 조선시대에 왕명으로 편찬된 전통문화사전인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일제시대 ‘경성기략(京城記略)’ 등 20여권의 사료에도 서울의 한자명이 徐(원,울:艸밑에 宛)이라는 기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중구 청계천8가에서 49년째 고서점인 ‘경안서림’을 운영하면서 15년 전부터 서울의 한자 이름을 연구해 왔다.
“우리나라의 모든 지명이 한자를 갖고 있는데 서울만 한자명이 없다는 게 의문이었습니다. 외국 사람들이 서울을 ‘한성(漢城)’으로 알고 있는 것을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서울시는 서울의 중국어 이름 공모를 심사하기 위해 중국어 국어학 지명연구 등 분야의 학자들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문위원인 이충양 고려대 교수(중문학)는 “국제적인 기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한자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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