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TV가 처음 등장하던 1960년대에 이미지의 허상에 지배받던 미국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책. 뒤늦게 번역됐지만 한국적 현실에도 생생하게 적용된다.
미국역사 연구가이자 미 의회도서관 명예관장인 저자는 역사적 비교를 통해 이미지가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가짜사건(pseudo-event)에 감염되도록 만들었는가를 폭로한다.
그리고 그 배후에 ‘새로운 것’과 ‘편안한 것’, ‘드라마틱한 것’을 좇는 우리의 환상이 개입해 있음을 고발한다.
뉴스가 수집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고, 명성이 곧 영웅을 낳고, 모험의 동의어였던 여행이 관광상품으로 둔갑한 현실. 저자는 이를 가짜라고 통렬히 비판한다.
그러나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20년 후 ‘시뮬라시옹’이라는 책에서 그것이 또 다른 현실이라고 갈파했다. 누가 옳은 것일까.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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