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봄, 그림속에 피었습니다…꽃향기 가득한 ‘봄 전시회’

  • 입력 2004년 3월 7일 17시 33분


리커란의 '사람이 만송이 매화 속에 있다'(1961년). 자유롭고 거침없는 붓놀림에서 생동하는 봄의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장우성-리커란전)
리커란의 '사람이 만송이 매화 속에 있다'(1961년). 자유롭고 거침없는 붓놀림에서 생동하는 봄의 리듬감을 느낄 수 있다.(장우성-리커란전)
《기상관측 이래 3월 최대 폭설에 추위까지 겹쳐 봄이 왔지만 봄을 느끼지 못한다. 이리저리 세파에 마음도 어수선하고 바깥나들이로 봄을 완상하기도 어정쩡한 요즘, 미술관과 화랑가를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화사하고 밝고 따뜻한 봄 분위기가 물씬 묻어 나오는 봄 전시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덕수궁미술관(02-779-5310)에서 14일까지 열리는 ‘장우성 리커란(李可染) 전’ 그림들 중 매화와 봄비를 소재로 한 작품에는 동양의 두 거장이 펼치는 차분하면서도 깊은 맛이 우러난다. 달밤에 하얗게 핀 매화를 그린 장우성의 ‘야매도(夜梅圖)’(1970년)와 정원 앞에 흐드러진 붉은 매화(紅梅)를 그린 리커란의 ‘사람이 만 송이 매화 속에 있다’(1961년)는 자유분방하면서도 활기찬 필치로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하는 봄기운의 약동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장우성-리커란展 봄기운 약동

특히 봄비를 주제로 그린 리커란의 ‘살구꽃 핀 봄비 속의 강남’(1961년)과 ‘봄비 내리는 강남(’1984년)은 화면 위에 먹을 쌓아 나가는 기법인 적묵법을 통해 습윤한 봄 풍경을 묘사했다. 최근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을 찾았다는 주부 이원경씨(42·서울 강남구 대치동)는 “날이 춥고 세상사가 번잡해서 그런지 유난히 리커란의 봄 풍경이 가슴에 오래 남는다”고 전했다.

표승현 작 '안개꽃'(정물예찬전)

역시 14일까지 열리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02-2020-2055) ‘정물예찬’전에는 젊은 작가들의 다양하면서도 화려한 정물화들이 볼 만하지만 특히 3층 특별전에서 만나는 작가들의 꽃그림이 봄에 어울린다.

이마동, 도상봉, 천경자의 ‘꽃’에선 단아하면서도 볼수록 정이 가는 꽃 정물을 만날 수 있다. 김인승의 ‘카네이션’, 안상철의 ‘매화’, 심죽자의 ‘개나리’, 김서봉의 ‘프리지어 꽃’은 사실적 묘사와 화려한 색채로 마치 눈앞에 놓여 있는 생화(生花)를 보는 듯 기운차다.

11일 ‘Wall Work2’ 전을 개막하는 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 전시장은 다양하고 화려한 원색 대형 벽화들이 발산하는 에너지가 관람객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Wall Work2’ 원색의 향연

고낙범 작 'Picturesque'(Wall Work2전)

가로 7m, 세로 4m에 빨강 노랑 파랑 보라 검정 등 33개 색상을 수평으로 번갈아 그린 줄무늬 벽화(고낙범 작)는 겨우 내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열어젖히는 경쾌함을 준다. 종이 위에 떨어진 잉크방울 흔적을 빨강 초록 파랑 등 원색으로 표현해 마치 벽에 컬러 잉크 방울이 떨어진 듯한 그림(성낙희 작)은 발랄하게 튀어 오르는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이 밖에 10∼16일 서울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열리는 원종순 전 ‘사랑의 향기’에도 화려하고 밝은 색채의 다양한 꽃그림들이 선보이며 10일까지 서울 조선화랑(02-6000-5880∼1)에서 열리는 황양자 전에는 잡초와 채송화 꽃잎 등의 이미지를 오방색으로 조형화한 작품이 전시된다.

●‘정창기展’ 파스텔톤 꽃 사진 선봬

12∼31일 서울 관훈동 김영섭 사진화랑(02-733-6331∼3)에서 열리는 정창기 전 ‘Spring Flower’는 파스텔톤의 부드럽고 아름다운 컬러가 특징인 꽃 소품 사진전이며, 9∼19일 한전프라자갤러리(02-2055-1192)에서 개인전을 여는 김효정의 작품에선 점점이 화려한 색을 입힌 나무와 하늘 풍경이 펼쳐진다.

26일∼4월 18일 서울 가나아트센터(02-720-1020)에서 열리는 김병종의 ‘생명의 노래’전도 생동감 있는 봄기운을 전한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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