河西 김인후선생 추모 春享祭

  • 입력 2004년 3월 9일 19시 08분


하서 김인후 선생의 학문적 위업을 기리는 춘향제가 9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에서 전국의 유림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제공 장성군청
하서 김인후 선생의 학문적 위업을 기리는 춘향제가 9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에서 전국의 유림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제공 장성군청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인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1510∼1560) 선생을 기리는 춘향제가 9일 전남 장성군 황룡면 필암리 필암서원(원장 고형곤·高亨坤)에서 열렸다.

이날 춘향제에는 유한상(柳漢相) 성균관 고문, 박종달(朴鍾達) 광주향교 재단이사장, 김달수(金達洙) 울산김씨 대종회장, 김영(金泳) 문중 도유사, 임용순(任龍淳) 충남지역 유림 대표, 양정욱(楊正旭) 전북지역 유림대표, 김흥식(金興植) 장성군수와 주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춘향제는 박형재(朴炯梓) 전남 순천지역 유림 대표의 집례(集禮)로 제물을 바치는 봉진례, 비단을 바치는 전폐례, 술잔을 바치는 초헌례와 아헌례, 종헌례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초헌관을 맡은 박병호(朴秉濠) 전 서울대 법대 학장은 제를 마친 뒤 서원 내 청절당에서 ‘하서 사상의 현대적 의의’를 주제로 강론했다.

박 전 학장은 “하서 선생은 영남의 퇴계 이황 선생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조선시대 도학에 큰 자취를 남긴 호남의 대현(大賢)”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하서 선생의 도학사상을 한마디로 함축하면 ‘애경(愛敬)’과 ‘성의(誠意)’”라며 “인본주의와 절의(節義)를 바탕으로 한 이 같은 사상은 현대사회에 꼭 필요한 덕목이자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사적 제242호인 필암서원은 호남 유림이 하서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선조 때 창건한 사우(祠宇)로 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도 피해를 보지 않은 유서 깊은 곳이다.

한편 장성군은 국비 등 총사업비 200여억원을 들여 2000년부터 2005년까지 하서 선생의 생가를 복원하고 서원 안에 교육관 생활관 등을 세우는 필암서원 성역화사업을 벌이고 있다.

장성=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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