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회교수-엄재용씨 “모자가 함께 서는 무대 설렙니다”

  • 입력 2004년 3월 12일 18시 47분


현대발레 ‘장미의 정령’에 함께 서는 김명회 서원대 교수와 외아들 엄재용씨.    -변영욱기자
현대발레 ‘장미의 정령’에 함께 서는 김명회 서원대 교수와 외아들 엄재용씨. -변영욱기자
“작년 가을 ‘돈키호테’에 출연한 재용이를 보면서 이제 좀 성숙한 현대발레 작품을 함께 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재용이가 무대에서 움직이는 걸 보면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곤 했지요.”

“어머니는 제가 출연한 공연이 끝나면 그 공연에 대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 주시곤 해요. 겉으로는 안 듣는 척하지만 다음 공연 때는 부족한 점을 고치려고 노력하지요.”

18일 현대발레 ‘장미의 정령’에서 함께 공연하는 김명회 서원대 교수(49)와 외아들 엄재용씨(25·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의 대화다. 김 교수는 발레계의 중견 안무가이고 엄씨는 최근 고전발레 ‘라 바야데르’에서 용맹스런 전사 솔라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 신예다.

이들 모자(母子)가 공동출연하는 작품은 한국현대춤협회(회장 손관중)가 16∼18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최하는 ‘2004 현대춤작가 12인전’ 중 하나로 선보이는 무대. 김 교수 외에 김원, 이미영, 오문자, 문영철, 장유경, 전미숙, 박인자, 이정희, 김은희, 백연옥, 윤성주 씨가 참가한다.

‘장미의 정령’은 새 어머니와 젊은 의붓아들 사이의 사랑과 갈등을 그린 작품. 이 작품에서 김 교수는 안무를 맡고 출연도 한다. 재용씨는 새 어머니의 사랑을 매정하게 뿌리치는 역할을 맡았다.

김 교수는 “자기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것이 재용이의 장점”이라고 아들을 대견해 하면서도 ‘앞으로 몸을 더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어머니 곁에 조용히 앉아 있던 엄씨는 “현대발레는 작품을 함께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좀더 힘든 것 같다”면서 “어머니가 연습을 좀 빨리 끝내줬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공연시간은 오후 7시반. 2만원. 02-2290-1338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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