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삶]‘저녁형 인간’ 펴낸 김승호씨

  • 입력 2004년 3월 16일 19시 17분


‘살아있는 저녁형 인간’의 저자 김승호씨. 그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목표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저녁’이라고 설명했다.    -유윤종기자
‘살아있는 저녁형 인간’의 저자 김승호씨. 그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와 목표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저녁’이라고 설명했다. -유윤종기자
“인간이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의 깊이를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저녁입니다. 낮에 일하기 위해 저녁을 희생해야 한다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죠.”

주역 연구가인 초운 김승호(草雲 金承鎬·56)씨가 최근 ‘아침형 인간’ 붐에 맞서는 책 ‘살아있는 저녁형 인간’(도서출판 수연)을 펴냈다. 이 책에서 그는 “낮이 삶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는 시간이라면 밤은 그 가치를 깨치는 시간이므로 저녁은 낮의 고향”이라고 이야기한다.

김씨는 90년대 초반 일간지에 ‘소설 주역’을 연재하고 최근 용산도서관에서 무료 주역강의를 진행했으며 ‘주역원론’ ‘소설주역’ ‘주역과학교실’ 등의 책을 펴내 주역 분야의 ‘명사’로 통한다. 그러나 그의 관심사는 주역에 그치지 않는다. 93년에는 올바른 주도(酒道)를 역설한 책 ‘물고기는 물과 싸우지 않고 주객은 술과 싸우지 않는다’를 냈고, 97년에는 일본 침몰을 가정한 소설 ‘가이아’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일본 출판사 쇼가쿠칸(小學館)에서 ‘일본소멸’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아침형 인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책 광고를 보고 ‘이래선 안 된다’ 싶어 며칠 만에 원고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옛 성인들은 ‘날마다 새로워지라’고 말했지만 자투리 시간까지 쪼개 생산이나 공부를 위해 투자하게 만드는 오늘날의 풍조는 인간이 새로워질 여지마저 없애버리고 있습니다. 한 번 밤을 지새우면서 ‘일이란 왜 하는가’ ‘가족의 가치란 무엇인가’ ‘만족과 욕심이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세요. 목적의식 없는 자기개발에 매달리는 것보다 훨씬 만족스러운 삶을 살게 될 겁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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