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보 최근호(11일자)는 ‘방송과 정치’라는 칼럼에서 “갑자기 정치권으로 발길을 돌린 문씨의 경우는 당혹스럽다”며 “제작진이 문씨의 말 바꾸기에 대처하지 못한 책임을 온전히 떠안기에는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문씨의 행보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KBS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 칼럼은 “때마다 반복되는 (방송관계자들의) 무절제한 정치 입문을 막아보겠다고 만들어 놓은 윤리강령조차 헐거웠던 모양”이라며 “방송관계자들이 언제든지 정치에 뛰어들 수 있는 ‘잠재적 정치인’이라면 국민이 어떻게 그 방송을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노보는 또 ‘횡설수설’ 칼럼에서 “정연주(鄭淵珠) 사장이 3월 5일 기자간담회에서 유감의 뜻을 전했으나 신문들이 이를 비판적으로 보도한 이유도 진정한 반성이라고 평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보수세력이 문씨의 진행자 선정부터 줄곧 문제를 삼았다는 점에서 볼 때 (문씨의 변신에 대한) KBS의 대응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칼럼은 1월 영국 BBC의 개빈 데이비스 이사장과 그레그 다이크 사장이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관련 오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한 사례 등을 인용한 뒤 “잘못된 것은 시인하고 책임질 것은 책임지는 자세가 윤리강령의 기본”이라며 정 사장에게 책임을 간접적으로 물었다.
KBS의 한 노조원은 이 칼럼과 관련해 “문씨 사건으로 KBS가 망신을 당했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사내 게시판에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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