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주교회의 “극한 치닫는 정치행태 우려”

  • 입력 2004년 3월 18일 23시 19분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18일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최영수(崔榮壽) 주교 명의로 ‘선거와 공동선-4·15 총선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내고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극한으로 치닫는 최근의 정치 행태를 우려하며 대화와 타협, 화해와 일치를 통해 공생의 길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천주교 내 최고 의결기관인 주교회의가 탄핵과 같은 정치적 현안에 대해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주교회의는 “정당이나 정치인들이 국민의 마땅한 염원과 공동선을 멀리하고 자신들만의 정치적 입지를 고려하여 행동한다면 자격을 상실하게 된다”며 “현 정국에서 이번 총선은 나라의 앞날에 한층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선택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교회의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인품과 행적을 살피고 학연 지연 혈연에 얽매이지 않는 깨어있는 자세로 투표해야 한다”며 “마음에 드는 후보나 정당이 없다고 해도 차선을 찾아 투표해 국민의 힘으로 정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또 “교회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배척하여 신자 공동체의 분열을 가져오거나 상처를 입히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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