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21세기 한반도…’ 유길준처럼 서유견문 할 때

  • 입력 2004년 3월 19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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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반도 백년대계/하영선 엮음/228쪽 1만원 풀빛

부국강병, 글로벌 스탠더드, 민주적 정치제도 정착 등 현재 한국사회의 당면 과제들은 따지고 보면 이미 19세기 근대화 시작 무렵부터 제시된 주제들이다. 이 책을 만든 13명의 정치학자들은 ‘21세기 한반도의 최대 문제는 19세기의 역사적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는 문제의식 아래 19세기를 돌아보며 21세기의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정용화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는 “유길준이 그랬듯이 한국형 세계화를 구성·실천해 한국이 21세기 문명표준의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신서유견문’을 제안했다. 전재성 서울대 교수는 21세기 무대에 올라온 모든 국제역량들을 그물망으로 엮는 ‘신조선책략’을 제시했다. 김현철 고려대 평화연구소 연구교수는 “정부, 지방자치기구, 정치인, 일반 시민이 모두 개혁의 주체가 되어 국내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신독립협회론’을 주장하고, 김수암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내 다양한 주체들의 이해를 조율하고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는 공주(共主)의 제도화”를 주장하며 ‘신갑오경장론’을 역설했다. 나아가 이들은 ‘22세기를 준비하는 지식국가론’을 모색한다. 19∼20세기의 과제가 부강한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었다면 21세기는 정보사회에 걸맞은 지식국가를 만들어 22세기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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