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운동화 한곳서 골라요” …운동화 멀티숍 인기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48분


여러 브랜드의 운동화를 한 매장에서 파는 ‘멀티숍’이 인기다. 19일 오후 서울 명동의 ABC마트는 운동화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하임숙기자
여러 브랜드의 운동화를 한 매장에서 파는 ‘멀티숍’이 인기다. 19일 오후 서울 명동의 ABC마트는 운동화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하임숙기자
19일 오후 6시30분 서울 명동의 ‘ABC마트’ 안.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진열된 곳을 서성이던 아동복 디자이너 이성숙씨(36)를 만났다.

“편안한 옷을 입고 일하는 직장에 다니다보니 캐주얼 신발이 필요하다. 여러 브랜드가 있어 비교해보고 고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이씨는 아이들, 남편 것을 합해 운동화 네 켤레를 손에 들고 있었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스프리스’ 매장 안. 최근 여학생들 사이에 인기 있는 패션 스니커즈 ‘컨버스화’를 신어보던 이혜림씨(20)는 “어떤 옷에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컨버스화를 계속 사게 된다. 인근에 있는 다른 운동화 멀티숍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브랜드의 운동화를 한곳에 모아놓은 ‘멀티숍’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스포츠 룩 패션의 유행이 지속되고 캐주얼 차림의 직장인이 많아지면서 운동화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 한 가게에서 파는 브랜드 수가 적게는 5개, 많게는 40개까지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어떤 멀티숍이 있나=ABC마트는 서울 명동, 강남 등지에 자체 매장 9개, 백화점 매장 14개를 운영하고 있다. 파는 브랜드는 40여개.

일본 ABC마트가 투자한 회사로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반스’의 경우 일본 패션 매거진을 읽은 청소년 사이에 마니아층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인기.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반스 호킨스가 매출 상위 5대 브랜드다.

김범래 마케팅팀 대리는 “아동용부터 30∼40대용까지 폭넓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4만∼10만원대의 다양한 신발을 갖춘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타프’는 18개 브랜드를 갖춘 곳. 서울 명동, 이화여대 앞을 비롯해 전국에 32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다양한 브랜드를 모아놓은 타프와 별도로 패션 스니커즈만 모아놓은 ‘스닉스’ 매장과 운동선수용 신발을 따로 모아놓은 ‘플리트 러너’ 매장이 있다. 3만∼10만원대가 주력.

‘우들스’는 화승이 운영하는 멀티숍.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이 주된 타깃이며 ‘K 스위스’ ‘엘르’ 등 7개 브랜드를 취급한다. 휘트니스와 조깅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패션과 기능이 접목된 새 제품을 계속 개발 중이다. 6만원대가 주력.

‘스프리스’에서는 컨버스화가 역시 강세다. 금강제화의 자회사로 전국에 114개 매장을 운영 중. 기능성 소재의 원단을 주로 써 차별화된 제품을 선보인다. 4만원대가 주력이면서도 제품별로 고가 상품을 내놓기도 한다. 매장 안에 고객 라운지가 있어 쇼핑하기 편리하다.

‘플랫폼’은 ‘DKNY’ ‘마크 제이콥스’ 등 6개 브랜드를 취급한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많기 때문에 트렌드에 밝은 소비자들에게 좋다.

▽브랜드 대 디자인=운동화 마니아층은 청소년에서부터 점점 연령층이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를 중시하는 30∼40대와 달리 청소년층은 색상과 디자인을 우선하는 경향이 높다. 컨버스화나 반스처럼 마니아층이 형성된 신발도 있지만 대체적으로는 한 사람이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여러 켤레를 사두고 번갈아가며 신는다.

남자친구 운동화를 사러 명동의 한 멀티숍을 찾은 조경인씨(27)는 “고급 브랜드보다는 디자인을 보고 고른다”고 말했다.

친구 세 명과 함께 운동화를 고르던 대학생 허훈씨(21)는 “우리 또래 친구들은 브랜드는 안 따진다. 대신 외제도 많은 멀티숍에 가서 마음에 드는 것으로 여러 켤레 사둔다”고 말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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