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영어 단어를 잘 외우고 논리수학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수학공식을 잘 외우듯이, 신체운동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춤 동작을 잘 기억합니다. 이처럼 특정분야에 대한 기억력은 있어도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순수한 기억력은 없습니다.”
다중지능이론은 미국 하버드대 교육대학원의 하워드 가드너 교수(교육심리학)가 1983년 처음 제시한 뒤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대체할 새로운 지능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다.
“인간의 모든 능력이 지능과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능은 뇌의 특정 부위와 연결된다는 점이 입증돼야지요. 우리가 노래를 부를 때 가사는 언어지능과 연관된 좌뇌에서, 멜로디는 음악지능과 관련된 우뇌에서 각각 기억합니다.”
‘지력혁명’에서는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을 민족지도자 김구, 요절한 수필가 전혜린, 기업가 정문술 미래산업 전 회장과 같은 인물에 적용해 설명한다.
“전혜린의 경우 자기성찰지능과 언어지능은 천재적으로 발현됐지만, 인간친화지능이 부족했기 때문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김구 선생은 인간친화지능과 신체운동지능이 높은 수준의 자기성찰지능과 결합해 혁명가형 다중지능을 형성했고, 정문술씨는 논리수학지능과 자기성찰지능이 효과적으로 결합한 기업가형 다중지능을 갖췄어요.”
이처럼 8가지 다중지능은 각각 독립적이면서도 동시에 발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능을 민주화, 다원화시켰다. 교육은 밖에서 어떤 능력을 넣어 주는 것이 아니라 이 같은 내면의 광맥을 계발해 주는 것이라고 문 교수는 결론 내린다.
“국내 기업들은 ‘인재가 없다’고 한탄합니다. 그러나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돌더미 속에서 옥을 찾기보다는 저마다 쓰임새 있는 원석을 가져다가 보석으로 연마해 내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천재를 애타게 기다리면서 정작 천재를 죽이는 한국적 현실. 모차르트와 피카소, 에디슨이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타고난 천재성을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문 교수의 지적이 더욱 뼈아프게 다가왔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