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휘자로서 1990년 바흐 당대의 악기와 연주법을 되살려 연주하는 원전연주단체 ‘바흐 콜레기움 저팬’을 창립, 스웨덴의 유명 음반사인 BIS에서 바흐의 칸타타 등 교회음악 음반을 연속으로 내놓았다. 독주자로서는 바흐 건반악기 음악 전곡 녹음을 진행해 찬사를 받아왔다. 첫 내한을 앞둔 그와 e메일 인터뷰를 했다.
―한국에서는 당신의 바흐 연주를 순수함, 투명함, 정련(精鍊)된 아름다움으로 표현하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는 바흐의 모든 음악이 성서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석이라고 보며, 이를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합니다.”
―데뷔 당시 음악계에서는 ‘일본인이 원전연주를?’이라며 의아해하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때 당신은 “바흐가 믿던 하느님과 내가 믿는 이는 같은 분이시다”고 밝혀 이 말이 널리 퍼졌는데….
“열두 살 때 교회 반주자로 음악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내 음악과 인생은 신앙 위에 수립됐습니다. 인종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유럽의 원전연주 악단을 보면 놀랍게도 일본인 단원들이 꽤 많습니다. ‘바흐 콜레기움 저팬’을 운영하려면 원전연주에 능숙한 단원들이 많이 필요할 텐데요.
“아직 인력이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원전연주 붐은 10년 전에야 시작됐습니다. 도쿄대 예술학부에 원전음악과가 생기는 등 여건이 급격히 좋아졌죠. 일본의 경우 특히 젊은 음악가들이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 고무적입니다. 악단의 기량에 대해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는 내한 음악회에서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d단조’ ‘프랑스풍 서곡 b단조’ 등 바흐 건반음악 작품을 피아노의 전신인 하프시코드로 연주한다. 2만원. 02-6303-1915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