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듣고 자란 식품 맛도 좋다

  • 입력 2004년 3월 31일 14시 41분


음악을 '듣고 자란' 식품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3월부터 비스킷 '아이비'에 비발디의 '사계' 중 봄·가을,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등 클래식음악 16곡을 틀어준 신제품을 내놓은 결과 월 평균 매출이 80% 뛰었다고 31일 밝혔다.

아이비는 무설탕 비스킷으로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즐겨 찾아 2002년은 월평균 10억원의 매출이 나왔다. '클래식처방' 제품은 월 평균 매출이 18억원가량.

해태제과는 음악을 들은 밀가루 반죽 내 이스트와 유산균이 기존 제품보다 2.5~8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 발효제품에 좋은 맛을 내게 하는 젖산과 초산이 많이 생겼고 신맛을 내는 프로피온산은 줄어들었다는 것.

대상도 이달부터 음악을 듣고 숙성한 장류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햇살담은 간장'과 고추장, 된장을 만드는 전북 순창공장에 지난해 11월부터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등 클래식음악과 앤 머레이의 '데이 드림 빌리버(Daydream beleiver)'같은 소프트 팝을 틀어 준 뒤 최근 판매에 들어간 것.

대상은 "주부 30명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흰 접시에 담긴 간장 맛을 블라인드 테스트한 결과 클래식을 들은 간장 맛이 훨씬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순창공장 최정호 공장장은 "94년 '발효식품을 만들 때 특정한 음악의 진동을 이용하면 맛이 좋아진다'고 주장한 한국식품개발연구원의 논문 이후 식품업체들이 이를 실험하고 제품을 내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음악을 이용해 생물의 성장을 촉진하거나 스트레스를 줄여 맛을 좋게 하는 기법은 여러 분야에서 시도되고 있다. 강원도 삼척시의 계성농장에서는 음악을 이용해 닭의 산란율을 높이고 있다. 대상의 충북 음성공장에서는 돼지를 도축하기 전에 음악을 틀어주고 샤워를 시켜 돼지의 육질을 좋게 한다.

그린데코는 "식물이 활동을 시작하는 오전 6~9시 사이에 1시간 이상 음악을 들려주면 더 크게 자란다"며 동요풍의 경쾌한 음악에 새소리 물소리 등을 조화시킨 음반을 판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