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고속철 ‘속도혁명’/ “관광객을 모셔라”

  • 입력 2004년 4월 1일 15시 52분


《우리는 다른 고장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여러 번 다녀와 다 알 것 같은 대도시라도 실제로 어디를 가봤는지 따져보면 슬그머니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고속철도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 도시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크게 줄였다. 서울 사람만 지방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지방 사람들의 서울행도 빈번해지고 지방간 왕래도 활발해진다. 서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이다. 이번 고속철도 개통을 계기로 각 지역에서는 자기 고장 곳곳을 알리는 시내투어를 속속 마련했다. 대부분의 투어버스는 무료이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고속철도 타고 간 김에 그 고장의 진수를 둘러보자. 그리고 서로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

▼서울… 맞춤코스 체험관광▼

서울 예술의 전당

○체험

지금까지 서울의 관광 상품은 외국인 대상이 대부분. 서울시는 고속철도 개통으로 서울을 찾는 지방인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여행업계의 내국인용 관광 상품 개발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실질적인 업무는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에 맡기고 시는 행정 지원을 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전략이다.

서울시의 여행업계의 관광 상품 개발 전략은 ‘타깃 마케팅’. 지방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서울의 근대 유적과 대규모 시설을 내세워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맞춤 상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

여행업계는 지방의 청소년, 어린이들이 직접 서울의 유적 현장이나 시설을 방문해 체험할 수 있는 관광 코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여행사들이 고속철도 패키지에 역사박물관, 시립박물관, 서울대공원, 어린이대공원 코스를 넣을 경우 이용료를 할인해줄 방침이다.

서울시 산하기관이 운영하는 시민 안전체험관, 정수장, 하수처리장 등 교육 효과가 있는 장소도 체험관광 상품에 포함할 전망.

○문화&효도

지방의 문화 수요를 겨냥한 상품도 있다. 세종문화회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잠실체육관, 예술의 전당 등에서 대형 공연이 열릴 경우 공연 표와 고속철도 교통편을 함께 제공하는 패키지 상품이다. 심야에 끝나는 공연이라면 숙박까지 패키지에 연계된다.

서울시와 여행업계는 철도청과 협의해 공연 좌석을 고속철도 고객을 위해 미리 마련하거나 공연사의 지방 프로모션을 돕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또 고속철 개통 초기에는 고속철을 이용한 효도관광 수요가 많을 것으로 분석돼 노인층을 겨냥한 요양시설 등을 연계한 효도관광 상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시티투어

서울시는 또 서울 도심 관광명소 30여곳을 하나로 연결한 셔틀형 투어버스 노선체계를 개편해 고속철 용산역을 정차역에 추가하고, 현재 서울역 시티투어 승차장을 고속철도 역사 앞 통합승차장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시티투어버스(1일권 1만원)를 타면 요금을 15% 할인받게 된다. 또 서울역과 용산역에 무인보관함을 설치하고 용산역사 내 관광 안내원 수와 운영시간을 늘릴 방침이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충청권… 역사공부 버스투어▼

공주 공산성

○대전

대전시는 이달 초부터 대전동물원과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을 도는 ‘야간 시티투어’를 개설한다. 오후 5, 6시에 출발해 4시간 정도.

이에 따라 대전동물원은 오후 8시 반까지 개장한다. 사육사와 함께 먹이를 주며 사진을 찍는 이벤트도 마련된다.

대전엑스포과학공원(042-866-5101)은 야간 이벤트로 몽골의 전통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칭기즈칸 대축제’를 마련했다. 갖가지 마상 쇼와 무술극이 볼거리. 3일∼8월 22일.

백제관광(042-253-0005) 접수. 어른 6000원, 학생 5000원. 칭기즈칸 대축제(1만원) 등 입장료 별도.

○천안

천안시는 매주 일요일 한 차례씩 무료 순환관광버스를 운행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천안역광장∼우정박물관∼태조산조각공원∼각원사∼국학원∼아우내장터∼유관순열사 유적지∼조병옥 박사 생가∼독립기념관∼천안삼거리공원∼천안역광장을 도는 코스. 하루 동안 천안의 자연과 역사를 두루 살필 수 있는 코스다. 천안시 문화관광과 041-550-2032

○공주&부여

공주시는 4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40분 버스투어를 운행한다. 공산성을 출발해 무령왕릉, 국립공주박물관, 우금치전적지(A코스·첫째, 셋째 일요일),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B코스·둘째, 넷째 일요일)을 둘러볼 수 있다.

버스비가 무료인 데다 공산성(800원)과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300원) 등의 입장료만 본인이 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공주시 문화관광과 041-856-7700

부여군도 부소산, 구드래, 정림사지 5층석탑, 백제요(A코스·첫째, 셋째 일요일), 국립부여박물관(B코스·둘째, 넷째 일요일) 등을 둘러보는 버스투어를 시작한다.

A코스는 어른 1만5300원(어린이 8400원), B코스는 어른 6700원(어린이 2900원). 뱃삯과 도자기 체험비 등 포함. 부여군 문화관광과 041-830-2252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영남권… 日고속철 연계 상품 눈길▼

부산 태종대

○해운대 & 태종대

부산시는 37인승 시티투어 버스 3대를 투입해 연중무휴로 운행한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는 1일 2회 운행하는 해운대 노선(오전 9시, 오후 1시 출발)과 1일 3회 운행하는 태종대 노선(오전 9시, 낮 12시 반, 오후 4시 출발) 등 2가지. 둘 다 3시간가량 걸린다. 어른 1만원, 청소년 5000원.

해운대 노선은 롯데호텔과 광안대교를 거쳐 해운대해수욕장, 벡스코, 광안리해수욕장, 부산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태종대 노선은 국제여객터미널과 용두산공원, 영도전망대, 태종대, 자갈치시장과 국제시장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아름관광 051-463-0084

○한일노선

시와 부산해양수산청은 부산∼오사카를 운항하는 초대형 여객선 팬스타 드림호(2만1000t)를 주말 1박2일 코스로 부산항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상품이 선보이는 연말경에는 부산항의 아름다운 내항(內港)을 비롯해 광안대교, 오륙도, 해운대, 자갈치 등 부산의 멋과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또 일본 후쿠오카, 중국 상하이 등과 연계한 ‘BuShaFu크루즈’를 9월경 시작할 계획. 일본 고속철도 연계 상품도 나왔다. 일본 JR규슈 부산사무소(051-469-0778)는 고속철도와 일본 신칸센을 연결하는 2박3일짜리 여행상품을 대한항공, 한국관광공사와 공동으로 개발해 시판 중이다.

○대구

대구시는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를 신설했다. 투어는 월, 수, 금, 일요일 오전 10시 출발, 오후 5시 도착. 월요일은 의료선교박물관(동산의료원), 월곡역사박물관, 남평문씨 본리세거지, 용연사 코스. 수요일은 도동측백수림, 불로동 고분군, 동화사, 부인사, 신승겸 장군 유적지를 돈다. 금요일은 경대박물관, 오페라하우스, 매곡정수장, 육신사 코스, 일요일은 대구수목원, 화원동산, 남평문씨 본리세거지, 용연사를 돌아본다. 대구시 관광정보센터 053-627-8900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호남권… 토-일요일 무료 시티투어▼

완도군 보길도

○ 목포

목포시는 10월 말까지 목포역에서 출발하는 무료 시티 투어버스를 매주 토, 일요일 운행한다. 이 투어버스를 이용하려면 서울발 목포행 첫 고속철도(오전 5시30분 출발)를 타야 한다. 투어는 오전 10시10분부터 7시간 동안 45인승과 25인승 버스로 운행된다.

전남도농업박물관∼국립해양유물전시관∼목포자연사박물관∼남농기념관∼동명동 어시장∼목포문화원∼유달산 내 난(蘭)공원 조각공원 특정자생식물원 등지를 둘러볼 수 있다. 관광지 입장료와 점심식사는 본인 부담.

이 투어버스를 놓쳤다면 관광도우미 택시기사와 함께 시내 구경을 할 수 있다. 목포시청 홈페이지(www.mokpo.go.kr)에 관광도우미 기사 40명의 차량번호와 휴대전화 번호가 나와 있다. 요금은 미터기대로 내면 된다. 목포시 종합관광안내소 061-270-8598

○ 해남군

‘땅끝’으로 유명한 해남군은 이달 중순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목포역을 출발해 해남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무료 버스 투어에 나선다. 목포역에서 해남읍까지는 버스로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45인승 관광버스를 타고 삼산면 대흥사, 송지면 땅끝 전망대, 황산면 우황리 공룡화석지, 문래면 진도대교를 거쳐 목포역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역시 관광지 입장료와 점심식사는 본인 부담. 해남군 관광진흥계 061-530-5224, 5229

○ 완도군

해양관광 1번지인 완도군은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는 ‘그 섬에 가고 싶다’ 프로그램을 고속전철 개통을 계기로 업그레이드했다. 서울지역 여행

사와 함께 매주 토요일 1박2일 일정의 섬 투어를 실시한다. 단, 첫 번째 투어는 식목일 연휴를 이용해 4, 5일 1박2일. 완도군 관광진흥계 061-550-5224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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