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까지 논버벌(비언어) 퍼포먼스 ‘점프’가 공연되고 있는 서울 대학로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극 중 술에 취해 집에 들어온 삼촌이 ‘취권’을 선보이며 상의와 양말을 벗어 이곳저곳으로 집어던질 때면 객석에서 웃음이 터지기 시작한다. 얼마 전 공연에서는 한 어린이가 큰소리로 한마디 하는 바람에 온통 웃음바다가 됐다.
액션영화처럼 박진감 넘치는 코믹액션이 펼쳐지는 ‘점프’는 어른들은 물론 3세 이상 아이들도 함께 볼 수 있어 객석에는 여러 톤의 웃음이 화음처럼 울려 퍼진다. 2년 동안 혹독한 무술 트레이닝을 해온 배우들은 벽을 타고 올라 거꾸로 공중회전하며 내려오는 등 고난도의 곡예 몸짓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을 위해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무대에는 나무와 스펀지로 된 3중 특수바닥을 설치했다.
2002년 12월 초연된 뒤 올해 1월까지 소극장 무대를 거치며 200회 이상 공연된 ‘점프’는 ‘난타’와 ‘도깨비 스톰’ 같이 처음부터 해외진출을 목표로 만들어진 대사 없는 ‘논버벌 퍼포먼스’. 이번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세계 쇼 시장의 메카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대형 메이저 쇼 기획제작사인 ‘ION그룹’을 비롯해 중국 일본 홍콩 마카오 영국 관계자들도 대거 내한할 예정이다.
‘점프’는 태껸의 명수인 할아버지, 태권도의 고수인 아버지, 공중 3회전을 자유자재로 도는 어머니, 취권의 대가인 삼촌, 발레처럼 유연한 무술을 펼치는 딸 등 무술가족 3대가 사는 집안에 2인조 도둑이 몰래 숨어들어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뤘다. 이 집에서 필사적으로 탈출하려는 도둑과 무술가족의 배꼽 빠지는 한판 승부가 코믹하게 그려진다.
제작사측은 세계 진출을 앞두고 ‘디즈니 아이스 쇼’ 연출에 참여했던 로버트 듀 플레시스(41)를 쇼 닥터로 초빙해 캐릭터와 드라마를 다듬는 등 작품을 전면적으로 수정했다. 안경만 벗으면 괴력의 무공 소유자로 변하는 ‘청학동 총각’과 딸의 로맨스를 아이스댄싱을 이용해 시각적으로 더욱 돋보이게 연출했다. 또 비슷한 무술장면을 대폭 삭제해 드라마의 긴장을 한층 높였다는 평이다.
평일 오후 8시, 토 일 오후 3시 7시. 2만∼4만원. 02-501-7888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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