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호수’는 러시아의 전설과 동화를 바탕으로 만든 정통 고전발레의 대명사격 작품.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크프리트 왕자의 사랑, 그리고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의 싸움이 줄거리를 이룬다.
고전발레 ‘백조의 호수’는 1895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극장(일명 키로프극장)에서 전설적인 안무가인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제자인 레프 이바노프의 공동안무로 무대에 첫선을 보인 뒤 지금까지 수많은 안무 작품이 나왔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키로프발레단의 ‘키로프 버전’과 볼쇼이발레단의 ‘볼쇼이 버전’이 쌍벽을 이룬다. 키로프 버전은 프티파와 이바노프의 안무를 바탕으로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새롭게 선보인 작품으로 정교하고 섬세한 구성이 특징. 이에 비해 서울에서 선보일 볼쇼이 버전은 볼쇼이의 살아 있는 역사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안무했으며 호방하고 힘이 넘치는 게 돋보인다.
국내에서는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각각 볼쇼이 버전과 키로프 버전의 ‘백조의 호수’를 공연해 왔다. 국립발레단은 볼쇼이 버전을 변형해 공주와 왕자의 사랑이 이뤄지는 행복한 결말로 끝을 맺었다. 이번 볼쇼이발레단의 공연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원작에 충실하게 악마의 방해로 두 사람의 사랑이 좌절되는 비극으로 끝맺어 극적 효과를 더한다.
갈리나 스테파넨코, 예카테리나 시플리나, 블라디미르 네포로지니, 루슬란 스크보르소프, 드미트리 볼로골로프제프, 루슬란 프로닌 등 볼쇼이의 간판스타들이 무대에 선다. 특히 이 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 무용수인 한국 발레리나 배주윤씨(27)가 나폴리 예비신부 역을 맡아 3막에서 독무를 춰 눈길을 끈다.
볼쇼이발레단의 서울 공연 일정은 21∼23일 오후 7시반, 24일 오후 6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5만∼20만원. 1588-7890
한편 유니버설발레단도 볼쇼이 공연을 전후해 경기 지역에서 키로프 버전 ‘백조의 호수’ 순회공연을 펼친다. 10∼11일 군포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7∼18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 대극장, 23∼24일 오산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만∼5만원. 02-2204-1041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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