保는 이로부터 ‘保護(보호)하다’는 뜻을 갖게 되었는데, 이 추상적 개념을 고대 중국인들은 어미가 자식을 업어 키우며 보살피는 장면으로 그려냈다. 자식에 대한 어미의 保護 본능보다 더한 것이 있을까. 그들의 뛰어난 통찰력이 돋보이는 글자다.
保에 衣(옷 의)가 더해진 褓는 아이를 업기 위한 ‘포대기‘를 말하고, 土(흙 토)가 더해진 堡는 ’작은 城(성)‘을 말한다. 황허 강 유역을 살던 고대 중국인들은 성을 만들 때에도 돌이 아닌 진흙을 다져 만들었다. 그래서 堡는 城에서처럼 흙을 뜻하는 土가 더해졌다. 堡가 ’작은 城‘을 뜻하게 된 것은 保에 어린아이라는 意味素(의미소)가 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健은 人과 建으로 이뤄졌는데, 建은 소리부와 의미부의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 사람은 등과 가슴을 곧추세우고 설 수 있을 때에 健壯(건장)하기 때문이다.
人은 서 있는 사람의 측면 모습을 그렸고, 建은 갑골문(오른쪽 그림)에서 길을 뜻하는 척(천천히 걸을 척)과 손(又·우)으로 붓(聿·률)을 잡고 무엇인가를 그리는 모습이다. 그것은 도로(척)의 설계도일 수도 있고, 길(척)에서 어떤 설계도를 그리는 장면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설계도가 만들어져야 건물을 세울 수 있는 법, 그래서 ‘建設(건설)하다’는 뜻이 생겼다. 1974년 허베이성 平山(평산)현에서는 전국시대 中山國(중산국)의 무덤에서 동판에 금과 은을 상감해 새긴 건축 설계도가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墓室(묘실)의 크기와 길이, 지리적 위치, 명칭 등을 상세히 기록한 중국 최초의 실물 설계도였다.
建과 같은 데서 파생된 글자가 律이다. 律은 길(척)에서 붓(聿)으로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서의 글은 다름 아니라 세상에 널리 공표해 통용되도록 하고자 했던 법령이었으리라. 이로부터 ‘法律(법률)’이란 뜻이 생겨났다.
하영삼 경성대 교수 ysha@k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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