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책][실용기타]‘TV를 켜면 서울대가 보인다’

  • 입력 2004년 4월 9일 17시 37분


저자인 대구 영신고 이동석 교감은 “방송수업이 성적을 올려주는 ‘도깨비방망이’란 시각도, 학생들의 자율적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을 침해한다는 편견도 모두 옳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EBS 방송강의는 ‘교육 보조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한다.사진제공 밀리언하우스
저자인 대구 영신고 이동석 교감은 “방송수업이 성적을 올려주는 ‘도깨비방망이’란 시각도, 학생들의 자율적 학습권과 교사의 교육권을 침해한다는 편견도 모두 옳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EBS 방송강의는 ‘교육 보조수단’일 뿐”이라고 강조한다.사진제공 밀리언하우스
◇TV를 켜면 서울대가 보인다/이동석 지음 /256쪽 9800원 밀리언하우스

대구 신천(新川) 주변에 자리 잡은 영신고등학교. ‘씨름만 잘 하는 학교’로 불렸던 이 학교가 EBS 방송강의 수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인 1999년에 전국 인문계 고교 중 고3 모의고사 성적 1등을 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방송강의 수업을 도입하기 전인 95년 이 학교의 고3 모의고사 성적은 대구지역 20개 인문계 고교 가운데 17등이었다.


이 학교는 전교생이 학원수강이나 과외를 하지 않고 이른 아침과 방과 후 시간을 이용한 방송강의 수업만으로 기록적인 성적 향상을 이뤄냈다. 2000년대 이후에도 이 학교의 4년제 대학 진학률은 최고 98.8%, 평균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학교가 이런 성적향상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저자인 이동석 교감선생의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다. 처음 방송강의를 실시할 때는 “시간 낭비일 뿐 효과가 없다” “학원에 다니게 일찍 끝내 달라” “교권 침해다”란 학생과 교사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학생들에겐 학원이나 과외에서 받는 선행학습보다 올바로 된 복습이 더 효과적”이라며 꾸준히 방송강의를 듣도록 학부모, 교사, 학생을 설득했다.

이 책은 저자가 9년간 체험한 방송수업 현장보고서다. 저자는 학교수업 외에도 TV, 인터넷 등 교육 콘텐츠가 쏟아지는 ‘e러닝’ 시대에는 교사의 역할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적인 교실수업과 멀티미디어 수업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학생들의 질문에 답해주어야 한다는 것.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직접 학생들을 관찰하며 연구해온 ‘방송수업 활용법’을 소개한다. 먼저 할 일은 ‘무조건 TV 볼륨을 크게 틀어놓는 것’이다. 처음부터 100% 이해하기보다는 30%만 알아듣겠다는 생각으로 수업에 임하는 것이 좋다. 방송수업은 중상위권 학생들에게 맞춰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엔 수준이 맞지 않거나 수업속도가 너무 빨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학원도 하루 이틀 결석하면 다음날 가기 싫듯이 방송수업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듣는 것이 생명이다. 하루에 한번도 좋고, 일주일에 한번도 좋다.

‘반복’만이 폭발적 학력신장을 얻을 수 있는 열쇠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예습과 복습, 참고서 연계 공부 등은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저자는 “100가지 공부방법을 아는 것보다 자신이 터득한 한 가지 방법이 더욱 소중하다”고 말한다.

1995년부터 10년째 방송수업을 활용해온 영신고의 경우 방송반 학생들이 그간 녹화해온 5000여개의 강의 프로그램을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영신고 2학년 안우찬군은 “TV에 나오는 선생님들의 성대모사, 제스처 따라하기는 물론 연도별로 ‘진화’하는 선생님들의 강의 스타일 변화에서 학생들이 뒤집어질 정도로 재미를 느낀다”고 말한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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