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첫 고졸 여성본부장 탄생

  • 입력 2004년 4월 11일 17시 49분


“은행 지점 직원들은 저마다 특징과 강점이 다릅니다. 개개인이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맞춤형 개인지도를 하는 ‘코치’가 되려고 했습니다. 이제 지점장들을 키워야죠.”

우리은행이 10일 단행한 지점장급 이상 간부 인사에서 새로 송파영업본부장에 임명된 황의선(黃義善·53·사진)씨는 11일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의 발탁은 여러 면에서 파격적이다. 황 본부장은 창립 106년 된 우리은행에서 여성 최초의 본부장이 됐다. 대학을 나오지 않은 여고 출신이라는 점도 이례적이다.

황 신임 본부장은 1970년 숙명여고를 나와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 공채 1기로 입행해 만 34년 동안 영업에 매달린 영업전문가. 79년 첫 여성 심사역에 발탁돼 5년 넘게 일했고, 서울 양평동 목동 학동역 지점장을 거치면서 뛰어난 영업수완을 발휘해 왔다.

황 본부장은 “직원 하나하나를 자상하게 배려하는 것은 여성으로서의 강점”이라며 “여성이 은행 고위직에 올랐다고 뉴스가 되는 일이 없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또 여성 부지점장 4명을 전격 서울지역 지점장으로 발탁해 여성 지점장 수를 29명에서 31명으로 늘렸다.

김진미(金鎭美) 난곡지점장, 박송옥(朴松玉) 동소문지점장, 권은이(權銀伊) 용산구청지점장, 최정애(崔貞愛) 서부기업영업본부 기업영업지점장 등이 주인공이다.

이번 인사에는 연고나 청탁을 철저히 배제하고 능력과 실적 위주로 사람을 뽑겠다는 황영기(黃永基) 신임 행장의 원칙이 그대로 반영됐다.

우리은행 홍보실 김기린 차장은 “고객과의 관계를 중시해 직원의 영업점 근무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들과 인적교류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