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계의 문학’ 판 ‘춘향전’은 가톨릭대 국문과 송성욱 교수가 편역했다. 100여종이 넘는 ‘춘향전’의 여러 판본 가운데 완판 ‘열여춘향슈졀가’ 84장본과 경판 ‘춘향전’ 30장본을 현대어로 옮겼다. 책에는 완판 ‘열여춘향슈졀가’ 영인본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춘향전’은 이몽룡에 대한 성춘향의 ‘정절’을 강조한 작품으로 피상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본은 두 사람의 ‘나체 유희’ 장면들이 선정적으로 그려진 노골적인 애정물에 가깝다.
‘너와 내가 벗은 김에 너는 온 방바닥을 기어 다녀라. 나는 네 궁둥이에 딱 붙어서 네 허리를 잔뜩 끼고 볼기짝을 내 손바닥으로 탁 치면서, 이리 하거든 흐흥거려 한 발을 들고 물러서며 뛰어라.’
송 교수는 “‘춘향전’은 민간설화 등 우리 서사문학의 오랜 전통 속에 탄생했다”며 “조선시대 소설은 대부분 한문 어투지만 ‘춘향전’은 조선 민중의 생생한 구어체가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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