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 ‘세계의 문학’ 100권째로 춘향전 선택

  • 입력 2004년 4월 12일 18시 51분


소설'춘향전'의 삽화.       -사진제공 민음사
소설'춘향전'의 삽화. -사진제공 민음사
민음사가 1998년부터 발간해온 ‘세계의 문학’ 100권 째로 우리 고전소설 ‘춘향전’을 선택해 펴냈다. 민음사 측은 “‘춘향전’은 외국 어느 문학권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으로 끊임없이 재창조된 명실공히 ‘국민 소설’이라는 점에서 100권 발간을 기념하는 책으로 펴냈다”고 밝혔다.

이번 ‘세계의 문학’ 판 ‘춘향전’은 가톨릭대 국문과 송성욱 교수가 편역했다. 100여종이 넘는 ‘춘향전’의 여러 판본 가운데 완판 ‘열여춘향슈졀가’ 84장본과 경판 ‘춘향전’ 30장본을 현대어로 옮겼다. 책에는 완판 ‘열여춘향슈졀가’ 영인본이 부록으로 실려 있다.

‘춘향전’은 이몽룡에 대한 성춘향의 ‘정절’을 강조한 작품으로 피상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원본은 두 사람의 ‘나체 유희’ 장면들이 선정적으로 그려진 노골적인 애정물에 가깝다.

‘너와 내가 벗은 김에 너는 온 방바닥을 기어 다녀라. 나는 네 궁둥이에 딱 붙어서 네 허리를 잔뜩 끼고 볼기짝을 내 손바닥으로 탁 치면서, 이리 하거든 흐흥거려 한 발을 들고 물러서며 뛰어라.’

송 교수는 “‘춘향전’은 민간설화 등 우리 서사문학의 오랜 전통 속에 탄생했다”며 “조선시대 소설은 대부분 한문 어투지만 ‘춘향전’은 조선 민중의 생생한 구어체가 살아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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