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본부 기자들은 “야당과 조선일보의 공세에 사측이 무릎을 꿇은 것”이라며 ‘조선일보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보도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했으며, 보도본부 보도제작국 간부 3명은 13일 사측에 대한 항의표시로 보직사퇴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보도제작국(카메라출동, 시사매거진 2580, 뉴스서비스 사실은, 100분 토론) 기자 30여명은 12일 밤 성명서를 내고 “명백한 실수에 대한 책임은 통감하지만 이를 빌미로 국민의 방송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기도는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면서 “12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보도제작국장과 담당 CP의 인사조치는 한나라당과 조선일보의 정치공세에 굴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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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자들은 13일 오전 10시에 다시 회의를 갖고 “최근 조선일보의 MBC에 대한 비판 기사가 정도를 넘어 왜곡으로 치닫고 있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면대응하기로 했다.
보도제작국 기자들은 18일에 방송되는 ‘시사매거진 2580’에서 조선일보를 비판하는 프로그램을 다시 내보내고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도 23일 방송분을 통해 조선일보의 보도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할 예정이다.
이들은 또 해당 방송이 주 단위로 방영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각종 인터넷 매체에 기고문을 보내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MBC ‘시사매거진 2580’ 최형문 기자가 13일 미디어오늘에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반박문’을 기고하기도 했다.
MBC 보도본부 기자 모임인 MBC기자회(회장 황석호)도 13일 밤 총회를 갖고 “MBC 보도제작국 기자들의 성명과 입장 표명에 동의하며 향후 기자회를 중심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기자회는 성명에서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팀의 실수에 대한 보도제작국기자들의 반성과 새로운 각오에 뜻을 같이 한다”면서 “기자로서의 본령인 고발의식 자체를 꺾을 수 없으며 공익에 반한다면 주저없이 비판하겠다는 보도제작국 기자들의 성명과 입장표명에 동의하며 향후 기자회를 중심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MBC기자회는 또 “외부세력의 압력에 원칙없이 휘둘려 사내 분란을 초래한 보도본부장과 사장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며 “정치집단과 일부 신문은 불순한 책동을 중단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측은 당장의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MBC 노조측은 “현재는 내부에서도 담당자의 문책이 당연하다는 의견과 외압에 굴복한 인사조치라는 의견이 팽팽하다”며 “13일 기자총회에서 나온 얘기와 기자들의 입장을 종합해 조만간 사측에 공정방송협의회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BC기자회 성명서 전문▽
‘사실은’팀의 방송제작 과정상의 실수로 빚어진 일련의 상황에 대해 우리는 보도제작국 기자들의 뼈를 깎는 반성에 뜻을 같이 하고 새로운 각오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 아울러 이번 일로 혼란을 겪었을 시청자들과 MBC구성원들에게도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동시에 우리는 기자로서의 본령인 고발의식 자체를 꺾을 수 없으며 그 대상이 무엇이든 그 행태가 공익에 반한다고 판단될 때는 주저없이 비판하겠다는 보도제작국 기자들의 성명과 입장표명에 동의하며, 이와 관련해 기자회를 중심으로 대처할 것임을 천명한다.
또 이번 사태와 관련해 외부세력의 압력에 원칙없이 휘둘림으로써 사내외에 불필요한 분란과 오해를 초래한 보도본부장과 사장은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
무엇보다도 사안의 본질은 외면한 채 이번 일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정치집단과 일부신문에 경고한다. 더 이상의 불순한 책동을 중단하라.
또 외부 세력 등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해 보도 프로그램을 위축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다.
2004년 4월 14일 문화방송 기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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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MBC보도 반박 기사(12일)
▶MBC 보도국 기자들 성명서(12일)
▶MBC ‘시사매거진 2580’ 최형문 기자, 조선일보 반박문(13일)
▶조선닷컴 “일부 매체들 조선일보 난타”(13일)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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