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인상적인 연주 ‘창원시향’
축제를 관람한 전문가들은 올해 가장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준 악단으로 창원시향을 꼽는 데 대체로 평가가 일치했다. 장일범씨는 “어느 악단도 시도하지 못한 2시간여의 대곡(구레의 노래)을 꼼꼼히 연주했고, 용기 있는 선택에 따른 결과를 잘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유혁준씨는 “작품의 난이도에 비해 총 연습시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놀랄 만한 감동을 안겨주었다”고 평가했다. 평자들은 관악의 일사불란한 앙상블이 돋보인 3일 제주시향(지휘 이동호)의 연주에도 높은 점수를 주었다.
● 연주력 향상 ‘강남심포니’
4일 베토벤 교향곡 5번 등을 연주한 강남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서현석)는 ‘비약적인 연주력 향상’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김용배씨는 “특히 현악기의 앙상블이 돋보였고 연주자 개개인의 소리에 흐트러짐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주영씨는 “잘해야 본전으로 평가되는 난곡을 뚜렷한 음색의 개성으로 소화해냈다”고 평가했다. 8일 수원시향(지휘 박은성)의 연주도 이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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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곡 소화 ‘코리안심포니’
어려운 곡을 잘 소화한 악단으로는 1일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관현악 하이라이트를 연주한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로버트 올슨)가 창원시향과 엇비슷한 평가를 받았다. 장일범씨는 “우리도 바그너의 대곡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희망적인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 정교한 앙상블 ‘부천필’
정교한 합주력이 빛난 악단으로는 10일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 등을 연주한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임헌정)를 꼽는 데 평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유혁준씨는 “부천필은 긴장감과 여유를 적절히 섞어가며 치밀한 앙상블을 들려주었다. 단원들도 지휘자의 손끝 하나하나에 자석처럼 반응하는 하나의 유기체를 보여주고 있다”고 극찬했다.
● 뛰어난 협연자 김수빈
올해의 뛰어난 협연자로는 10일 부천필과 모차르트 바이올린협주곡 3번을 협연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수빈씨, 4일 강남심포니와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을 협연한 피아니스트 이용규씨가 팽팽한 접전을 보였으나 평자들은 미세한 차이로 김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김주영씨는 “입체적인 악상과 안정된 인토네이션, 달콤함이 듬뿍 느껴지는 음색 등 모든 면에서 수준급의 연주였다”고 평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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