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MBC ‘결혼하고 싶은 여자’ 노처녀역 세 여인 연애수다

  • 입력 2004년 4월 15일 17시 27분


왼쪽부터 변정수 명세빈 이태란. 명세빈은 “과장된 연기를 해야 하는데 눈이 작아 불리하다”고 투덜댔다. 변정수는 “파리와 뉴욕의 컬렉션 의상을 공수해와 화려한 의상을 선보이겠다”고 했고, 이태란은 “워낙 가난한 여자 역이어서 멋낼 틈이 없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앞집 여자’의 세 주인공. 사진제공 MBC
왼쪽부터 변정수 명세빈 이태란. 명세빈은 “과장된 연기를 해야 하는데 눈이 작아 불리하다”고 투덜댔다. 변정수는 “파리와 뉴욕의 컬렉션 의상을 공수해와 화려한 의상을 선보이겠다”고 했고, 이태란은 “워낙 가난한 여자 역이어서 멋낼 틈이 없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은 ‘앞집 여자’의 세 주인공. 사진제공 MBC
《21일 시작하는 MBC 수목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극본 김인영·연출 권석장·밤9:55)는 지난해 여름 인기리에 방영된 ‘앞집 여자’의 ‘전편’ 같은 드라마다. ‘앞집 여자’도 권석장 PD의 작품이었다.

‘앞집 여자’는 아줌마 세 명이 등장해 외도를 놓고 갈등을 겪었고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는 30세 동갑내기 노처녀들이 결혼 문제로 머리를 싸맨다.

권 PD는 ‘앞집 여자’에 이어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도 세 여자의 구도를 설정했다. 승리(변정수)는 결혼에 실패한 후 자유연애를 즐기며 친구들에게 “절대 결혼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앞집 여자’에서 양심의 가책 없이 외도를 즐겼던 애경(변정수)의 미혼 시절을 보는 듯하다.

처녀 가장 순애(이태란)는 친구의 애인을 가로채서라도 결혼으로 팔자를 고쳐보려고 한다. 남편의 외도를 알고서도 결혼생활에 집착하는 ‘앞집 여자’의 수미(진희경)를 닮았다.

신영(명세빈)은 자아실현과 결혼 모두에 열을 올리면서 드라마의 중심을 잡는 중도파. ‘사랑’과 ‘가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던 ‘앞집 여자’의 미연(유호정)을 떠올리게 한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 출연하는 세 명의 탤런트들이 드라마와 결혼, 여자들의 우정에 관해 들려준 이야기를 모았다.》

▽명세빈(28)=덜렁대는 방송국 사회부 기자 신영 역이에요. 처음엔 신영이 남자들이 부담스러워하는 전문직 여성이라고 들었는데, 대본을 보니까 요령이 없어 매일 낙종을 하고 오래 사귄 애인에게도 차이는 ‘망가지는’ 역이에요. 하지만 몸을 날려가며 열정적으로 취재를 하죠. 미국에서 의사가 돼 돌아온 소꿉친구 신준호(유준상)를 보고 ‘결혼 해 말어’ 고민하기 시작한답니다.

▽이태란(29)=순애는 처녀 가장이에요. 형편이 어려워 미장원에 못가기 때문에 머리는 늘 질끈 묶고 다니죠. 남자들은 순애의 불우한 가정환경을 보고 다 도망가요. 원래 스튜어디스였는데 터프한 성격 탓에 비행기 안에서 말썽을 부려 해고당한 뒤 어렵게 생활하죠.

▽변정수(30)=승리는 재벌 가문으로 시집가 미국 뉴욕에서 화려하게 살죠. 하지만 남편의 바람에 맞바람을 피우다 백인 아이를 낳는 바람에 이혼당해요. 그 후로는 화려한 싱글로 살아요. 미국 시트콤 ‘섹스 앤드 시티’의 사만다처럼 무지 밝히는 여자랍니다.

▽명=재벌 가문에 시집간다고 좋아하더니. 하기야 재벌이면 뭐해요, 사람이 중요하지.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결혼이 꿈이었어요. 지금도 그래요. 신영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 나오는 르네 젤위거 같은 고민을 합니다. 나이 서른이 되자 외롭기도 하고 결혼도 하고 싶고, 그런데 뜻대로는 안 되고….

▽변=서른은 체념과 가능성의 경계선에 있는 나이죠. 저는 친구들에게 결혼하라고 권하는 편이에요. 제가 올해 결혼 10년째거든요. 대학교 2학년 때 일찌감치 결혼하니까 생활도 안정되고 술도 함부로 안 먹고 돈도 알뜰하게 모아서 좋고. 제 동생인 정민(탤런트)이 시집가게 중매 좀 해줘요.

▽이=전 결혼에 대해 담을 쌓고 사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드라마 때문인지, 아니면 봄을 타는 건지 요즘엔 막 결혼하고 싶어요. 준상이 오빠가 애기 사진 보여주면서 자랑하니까 더 하고 싶어요.

▽변=태란이 너 극중에서 신영의 애인 준호(유준상) 꼬셔서 결혼하려고 하잖아. 준호를 술 먹여 잠들게 한 뒤, 옆에 누워 있다가 아침에 깨어난 준호한테 임신했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말야.

▽이=그거야 언니가 신영과 준호 관계가 잘 안되는 것 같으니까 준호를 잡으라고 부추겨서 그랬지. 실제로 난 임신을 핑계로 나 싫다는 남자 발목 잡고 싶진 않아요.

▽명=내 애인을 빼앗아간 여자 친구를 용서할 수 있을까.

▽이=여자들은 서로 질투하고 여자의 적은 여자라느니 하는데 여자들의 진한 우정을 그려보고 싶어요.

▽변=여자들 간의 우정이라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기자=그런데 유준상씨, 셋 중에 누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인가요?

▽유준상=(정색을 하며) 전 이미 결혼한 몸이라고요.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결혼하고 싶은 여자’와 ‘앞집 여자’ 주인공 성향
주제 권석장 PD가 분류한 주인공들의 성향
좌파중도우파
결혼
‘결혼하고 …’
승리(변정수)
“결혼은 미친 짓이다”
신영(명세빈)
“일도 결혼도 중요해”
순애(이태란)
“결혼으로 팔자 고치자”
외도
‘앞집 여자’
애경(변정수)
“왜 안돼?”
미연(유호정)
“이러면 안 되 는데…”
수미(진희경)
“먹고 살기도 힘들어”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