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엄마랑 수학놀이, 재미 쏠쏠 실력 쑥쑥

  • 입력 2004년 4월 18일 17시 45분


교사(왼쪽)가 다양한 모양의 ‘은물’을 가지고 놀이수업하는 모습을 아이의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 김동주기자 zoo@donga.com

교사(왼쪽)가 다양한 모양의 ‘은물’을 가지고 놀이수업하는 모습을 아이의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 김동주기자 zoo@donga.com

《유아 수학이 젊은 엄마들 사이에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취학 전 아동들이 어떤 방식으로 숫자의 개념을 익히느냐에 따라

평생 수학학습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이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초등학교 교과서인 수학익힘책이 아이 혼자 풀기에는 녹록지 않아 미리 수학적 사고력을심어 줘야 한다는 조기교육열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너무 이른 시기부터 무리한 연산을 반복해 강조하고 수학학습지를 강제로 풀게 하면 아이는 수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잃기 쉽다고 지적한다. ‘체험놀이’를 통해 수학공부가 즐거우며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해서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무엇을 가지고 수학을 가르칠까?

수학적 개념과 원리가 어려운 이유는 추상적이기 때문.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유아들은 구체적 대상 없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수학을 가르칠 때에는 구체적인 물건을 사용해야 한다.

“코끼리보다 기린이 커요. 기린의 키는 10cm인데요.”

책상 위에 여러 가지 동물모형을 늘어놓은 태권이(7)는 고사리 같은 손으로 기린 모형을 재는 데 열중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로고 플로’ 압구정 본원의 측정영역 수업.

아이들에게 눈짐작으로 추측토록 한 뒤 실제로 자를 가지고 재도록 하고 다시 순서대로 늘어놓아 크기를 비교한다. 교구의 숫자는 아이의 수준에 따라 3개(3세 수준)에서 7개(7세 수준)까지 달리한다.

유아 방문교육 프로그램인 ㈜한솔교육의 ‘신기한 수학나라’는 교재 외에 12종 1034개나 되는 교구를 동원해 아이들이 직접 조작토록 함으로써 흥미를 유발하고 이해를 도운다.

또 ㈜한국프뢰벨의 건축놀잇감 ‘은물’이 인기를 누린 것도 같은 이유다. 은물은 크기나 공간 수에 대한 개념을 발달시키며 평면을 입체로 볼 수 있는 공간구성능력을 키워준다. 은물이 나타내는 전체와 부분의 관계 역시 수학 영역이다.

서울교대 곽노의 교수(초등교육과)는 “은물은 쌓고 무너뜨리는 과정을 통해 창의성을 이끌어낼 수 있고 수학적 개념을 어린이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보다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 통합교육 붐

로고 플로 교사 허지영씨는 “수학을 많이 접한 아이들이 처음엔 수학을 잘하지만 호기심을 갖지 못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래서 이 학원은 수학활동을 그림그리기 노래부르기 등 다른 영역과 통합된 형태로 진행한다. 이럴 때 아이는 흥미를 느끼고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는 것.

한국프뢰벨이 은물에 하버드대 가드너 교수가 주창한 다중지능이론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새로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연옥 교육부장은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와 놀잇감을 유심히 관찰하면 어느 분야의 지능이 강하고 약한지 파악할 수 있다”고 전한다.

이에 따라 아이의 강한 면을 존중해 거기에 맞는 교육을 해 나갈 수 있다. 아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고 관심 없는 분야를 조금씩 익혀가게 한다면 지능을 골고루 계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래부르기 놀이를 통해 한글을 가르치거나 쌓기 놀이를 통해 수 개념을 가르치는 것이다.

아담리즈 놀이수학도 수학교육을 위해 미술과 운동 음악 언어 역할놀이를 함께 가르친다.

● 집에서 놀아요

수학교육은 그 내용과 방식이 어떻든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

러시아 심리학자 비고츠키에 따르면 유아는 유능한 또래나 성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꼭 사교육을 시켜야 할까?

이웃과 품앗이 육아를 하면서 딸 동이(7)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원영씨(36·서울 노원구 상계동)는 “사교육에서는 어떤 결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즐거운 놀이로 보기 어렵다”며 “엄마가 가장 좋은 수학놀이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씨는 “주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학교재는 무궁무진하다”며 “하다못해 오이를 썰면서도 분수를 가르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집에서 할 수 있는 수학놀이 104개를 소개한 놀이책 ‘수학아 놀자’를 펴내기도 했다.

사설 유아교육연구소인 한국메사연구소 권영임 소장은 “유아기는 수학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무엇보다도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한다.

이씨도 “어설프게 수학공부를 시켜 수학공부를 망치느니 아무것도 시키지 않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놀이형 유아수학 프로그램
종류특 징
로고 플로교육센터형 교육. 메사 창의성검사(TCT-DP)와 피아제의 수학사고 수준검사(DAT) 실시. 수학교구 조작과 놀이 활동. 한반 4명. 주 1회 50분 수업. 02-512-6300
프뢰벨 은물일대일 방문교육. 프뢰벨이 제작한 은물을 교재로 교육. 1588-4544
신기한 수학나라일대일 방문교육. 6단계 142주의 교재와 12종 1034개의 교구. 1588-1185
아담리즈 놀이수학교육센터형 교육. 7단계 교육. 350종의 독일교구로 놀이 활동. 한반 4명. 주 1회 45분 수업. 02-583-6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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