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속으로 나들이 왔죠” 책과 장미의 축제 열려

  • 입력 2004년 4월 18일 18시 56분


‘책과 장미의 축제’ 참가자들이 18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길게 줄지어 서 있다. 교보문고는 이날 행사를 위해 한국출판인회의에서 기증한 책 5000권을 준비했지만 오후 6시경 모두 동났다.  -석동율 기자
‘책과 장미의 축제’ 참가자들이 18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길게 줄지어 서 있다. 교보문고는 이날 행사를 위해 한국출판인회의에서 기증한 책 5000권을 준비했지만 오후 6시경 모두 동났다. -석동율 기자
화창한 일요일인 18일, 동갑내기 연인 이연정(27·여·패션 디자이너) 김준영씨(27· IT 네트워크 디자이너)의 데이트 코스 출발점은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이었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긴 이른 시간이었지만 교보문고 종로 쪽 출입구에는 이미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건물 밖까지 줄지어 서 있었다. 모두 이날 열리는 ‘책과 장미의 축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서둘러 나온 가족, 연인, 친구들이었다.

“평소에도 데이트할 때 서점을 자주 찾는다”는 두 사람은 커플 당 한 권씩 주어지는 책으로 아프리카 기행서인 ‘춤추는 상고마’와 분홍색 장미 한 송이를 고른 뒤 서점을 나섰다.

이날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등 전국 11개 중대형 서점에서 진행된 ‘책과 장미의 축제’에는 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소풍 나선 듯한 옷차림의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줄을 이었다. 유네스코 제정 ‘세계 책의 날’인 23일을 앞두고 열린 이 행사에는 한국출판인회의 소속 70여개 출판사들이 70여종의 책 6만 여 권을 기증했다. 광화문점과 대구점에서 행사를 진행한 교보문고는 행사를 위해 장미꽃 1만 송이도 준비했다.

행사 진행요원들이 “뒤에서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빨리 좀 골라주세요”하고 연신 소리쳤지만 참가자들은 진열대 위의 책들을 이것저것 들추고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과 함께 나온 홍경희씨(34·여·서울 마포구 도화동)는 “행사 취지는 좋은데 어린이용 책이 너무 적어 선택의 폭이 좁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올해로 3년째 ‘책과 장미의 축제’를 진행해온 한국출판인회의 홍지웅 회장은 “내년에는 ‘책의 날’ 기념 기획도서를 출간하는 등 더 다채롭게 행사를 준비 하겠다”고 밝혔다.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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