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재준이는 텅 빈 거리를 날아올랐다. 자유로운 새처럼, 믿을 수 없는 속도로. 그리고 추락해 부서졌다. 깨진 벽돌처럼, 믿을 수 없는 모습으로….
열여섯 살 소년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맞닥뜨린 주변 사람의 아픔을 그린 작품. 유미와 재준이의 친구들은 오토바이를 타는 게 멋있다는 이유로, 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짜릿함을 위해, 혹은 여자애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오토바이를 탄다. 이들은 ‘공부’만 중요시하는 어른들과 달리 연애도 하고, 남녀간의 진한 우정도 나눈다. 시험 종료시간 5분을 남겨놓고 답안지의 OMR카드에 아무 숫자나 마구 찍어대고, 귀걸이를 했다고 야단치는 선생님에게 반항하고, 죽음과 사랑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청소년들의 어두운 현실을 직시하는 내용과 문체가 생생한 감동을 준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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