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탕카멘의 무덤’(B3)의 발견자인 하워드 카터는 앎에 대한 사랑에 충실했던 사람입니다. 정규 고고학 교육 한 번 받은 일 없지만 오로지 자신의 끝없는 호기심을 좇아 3000여년 전 이집트 세계로 들어가는 비밀의 문을 열었습니다.
진리에 대한 사랑은 때로 배타적 투쟁을 낳기도 합니다.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터키 작가 오르한 파묵을 이스탄불 현지에서 인터뷰해 소개한 소설 ‘내 이름은 빨강’(B1)은 오직 신(알라)의 시선으로 이 세계를 보고자 했던 이슬람 전통의 세밀화파와 인간의 눈으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풍경을 솔직하게 그리고자 했던 베네치아파 화가들의 목숨 건 투쟁을 담고 있습니다. 입장은 달랐지만 자신이 믿는 진리를 위해 기꺼이 순교하려 했던 점에서만큼은 양파(兩派)가 닮은꼴이었습니다.
우두머리 없이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단순한 유기체들의 집합행동이 고도의 복잡계를 만들어낸다는 법칙을 설명한 ‘이머전스’(B2)나 61명의 실천가들이 대안적 삶의 방안을 제시하는 ‘틱낫한에서 촘스키까지’(B3)는 지도 없는 시대에 갈 길을 묻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나침반이 될 만한 책입니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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