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기획자들이 선택한 문화코드는 소비게임, 성인들의 아동취향을 뜻하는 ‘키덜트’(Kidult·Kid+Adult의 합성어)’, ‘루키즘’(Lookism·외모지상주의), 혼자 놀기, 황당 혹은 엽기를 환기시켜주는 ‘이식(移植)’ 등의 6개. 전시장을 둘러보면 요즘 젊은이들의 세상인식을 미술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는 동시에 복잡다단하고 어려운 현실을 단순하고 말랑말랑하게 변모시키는 예술적 힘을 느낄 수 있다.
1회용 종이접시와 종이컵을 탑처럼 쌓아 올린 ‘한 번만 쓰세요’나 방 전체를 쇼핑백으로 도배한 ‘쇼핑 쇼핑 쇼핑’은 현대인의 소비충동을 표현했다. 작가 자신의 얼굴을 천수보살 얼굴로 대체시키고 보살의 손에 일상생활용품들을 들린 ‘생활십일면천수관음도’, 십장생을 싸구려 혼합재료로 표현한 ‘장생도’는 전통을 보는 젊은이들의 패러디로 읽힌다.
이 밖에 피임약 껍질로 만든 ‘피임약 아기’, ‘날 즈려밟고 가라’는 듯 계단 위에 진달래꽃을 흩뿌려 놓아 납작 엎드린 남자 처럼 보이게 한 ‘진달래 맨’ 등은 제도나 현실의 틈새를 찾아 상상력이 숨쉴 공간을 만들어 내는 도발성을 엿보게 한다. 02-2124-8800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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