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씨는 조선시대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통하는 큰길인 일곱 대로를 따라 홀로 걸으며 길에 얽힌 역사와 길 위의 사람들, 사라져 가는 문화를 직접 보고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그는 첫 작업으로 28일 전남 해남을 출발해 열이틀 동안 서울 숭례문까지 413km를 걷는다.
김정호의 ‘대동지지’에 나타나 있으며 조선시대 ‘삼남대로’로 불리던 길을 따라 걷게 된다.
“불과 1세기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가던 길이고 우암 송시열과 추사 김정희, 다산 정약용이 유배를 가며 걸었던 길입니다.”
그는 9월에는 부산에서 문경새재를 거쳐 서울에 이르는 ‘영남대로’를, 내년 4월에는 경북 울진군 평해에서 서울로 가는 ‘관동대로’를 걸을 계획이다.
기회가 되는 대로 서울에서 의주를 잇는 의주로 등 북한의 옛길도 걸어서 답사할 계획이다.
“지금의 길은 쏜살같이 달리는 자동차들 때문에 ‘목숨을 걸고’ 걸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자동차만을 위한 길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길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는 이번 도보여행 중 사라져 가는 옛길을 복원하고 이 길에 보행자 도로를 만들어 청소년들이 옛길을 직접 걸으면서 국토를 재발견하고 민족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할 생각이다. 독학으로 역사를 공부한 그는 전주에서 황토현문화연구소와 전라세시풍속보존회를 만들어 20여년 동안 150여차례의 문화유산답사와 강 따라 걷기, 정여립 김개남 등 역사인물 되살리기, 5대강 국립공원 지정운동 등을 펼쳐 왔다. ‘한강역사문화탐사’, ‘다시 쓰는 택리지’ 등 기행서와 ‘잊혀진 이름 정여립’ 등 10여권의 책을 펴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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