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콩이나 가늘게 썬 야채 등은 포크를 오른손에 옮겨 잡고 먹어도 된다. 스테이크를 한입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썬 뒤 나이프를 내려놓고 오른손으로 포크를 잡아 찍어 먹는 것도 크게 매너에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한꺼번에 모두 썰어두면 육즙이 빠져 나오고 고기가 빨리 식어 맛이 떨어진다.
한국인들은 포크와 나이프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식탁에 팔꿈치를 세운 채 양손에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제스처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는 옆 사람을 매우 불안하게 하는 행위이므로 절대 삼간다. 나이프에 음식이 묻었다고 입에 가져가는 일이 있는데 절대 삼가야 한다.
나이프는 항상 칼날이 자신을 향하게 두어야 하며 포크는 식사 중에는 뒤집어 놓고, 식사가 끝나면 바로 놓는다. 이 역시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기 위한 것이다.
나이프와 포크를 접시 위에 놓는 모양은 웨이터에게 신호가 된다. 나이프와 포크를 팔자로 접시에 걸쳐 두면 음식을 아직 먹고 있는 중이라는 뜻이다. 요리를 다 먹은 뒤에는 나이프를 바깥쪽(위쪽), 포크를 안쪽(아래쪽)으로 하여 나란히 접시 중앙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비스듬히 놓는다. 이 같은 신호는 특히 뷔페식당에서 유용하다.
식사가 끝나고 나서 웨이터를 배려해 일을 덜어준답시고 빈 접시를 포개 놓는 경우가 있다. 이는 웨이터에게 오히려 불편하다. 손님은 손님답게 행동하는 것이 좋은 매너다. 나이프 또는 포크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는 본인이 줍지 말고, 웨이터에게 가져가도록 한다. 그러면 웨이터가 새 것을 가져다준다. 웨이터를 부를 때는 손을 흔들며 큰소리로 부르지 말고 손만 살짝 든다.
양석 롯데호텔 식음조리담당 이사
문의 week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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