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30)이 새 음반을 냈다. 2000년 첫 음반에 이어 4년 만이다. 한국에서 연주 음반시장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특히 색소폰 연주자는 많지 않은 데다, 음반을 낼 엄두도 내지 못한다. 대니 정도 “첫 음반 때 그런 장벽을 실감했다”며 “이번 음반은 대중적인 관심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새 음반의 수록곡들은 편안하게 와 닿는 게 매력이다. 색소폰의 감미로움에 컨템퍼러리 재즈와 팝 선율을 배합했다. 한국에서 유독 인기가 높았던 케니 지의 달콤한 연주를 연상시키는 대목도 있다. 대니 정은 “고난도 연주 테크닉보다 음악을 듣는 이의 감정에 관심을 더 기울였다”며 “연주자로서 보여주고 싶은 음반은 나중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드림스 오브 헤븐(Dreams of Heaven)’. 피아노와 색소폰의 어우러짐이 몽환적이면서도 가슴 한구석을 아릿하게 한다. 적막한 밤에 색소폰이 왜 저렇게 혼자 우는 걸까. 대니 정은 “그것이 사람의 목소리와 가장 비슷한 색소폰의 표현하기 어려운 매력이자 마력”이라고 말했다.
김조한 김범수 등 가창력이 탁월한 가수들의 보컬과 ‘협연’도 새 음반의 특징이다. 김범수는 ‘포에버(Forever)’를, 김조한은 ‘나우 댓 유어 곤(Now That You're Gone)’에 보컬을 불러 넣었다.
대니 정은 또 스티비 원더의 ‘포 유어 러브(For Your Love)’, 흑인 그룹 ‘서피스(Surface)’의 ‘더 퍼스트 타임(The First Time)’을 리메이크해 실었다. 스티비 원더는 녹음한 리메이크 곡을 들어본 뒤 흡족해하며 저작권료를 사양했다고 대니 정이 전했다.
이민 2세인 대니 정은 목회 활동을 하는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2000년 한국에서 뮤지션의 둥지를 텄다. 그동안 박효신 등 국내 가수들의 음반에 연주자로 참여한 것만 해도 700여장에 이를 만큼 ‘전문가’ 인정을 받고 있다. 매년 여러 차례의 라이브 공연을 통해 고정팬들도 확보해가고 있다.
그는 “새 음반은 라이브 공연의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며 “연주곡은 흔히 백그라운드 뮤직처럼 여기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몰입되는 게 바로 연주 음악”이라고 말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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