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하는 인간들은 자신도 알아보지 못할 얼굴을 하고 그림자처럼 거리를 헤맸다. 전쟁을 하는 것은 인간의 자유지만, 언제부턴가 제대로 된 음식을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신선한 생선은 아예 꿈도 꾸지 못한다….”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고양이 모모’와 ‘인간 소녀 모모’의 마음의 교류를 그리며 전쟁이 가져다 준 정신의 황폐를 얘기하는, 청소년 이상을 위한 우화.
전쟁의 후유증으로 피부병을 앓다 죽어 가는 엄마, 집단학살의 현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아빠, 딸을 병으로 잃고 정신을 놓아버린 언니…. 소녀 모모의 가족들을 하나씩 만나는 고양이 모모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왜 전쟁을 하는 걸까? 인간은 전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일본 NHK 국제부 기자로 전 세계 분쟁지역을 취재해 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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