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팅 마인드’(B5)의 저자 제프리 밀러는 음악 미술 문학 등의 위대한 창작물이나 심지어 생활 속의 유머조차도 상대에게 선택되기 위한 ‘짝짓기 기술’의 변용이라고 주장합니다. 인간만의 고귀한 본성이라고 여겨졌던 창조성이 생존에는 별 도움이 안 되지만 암컷을 유혹하는 데는 필수적인 공작의 꼬리나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사실 리듬과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도 의식하지 못할 뿐 과학의 법칙은 우리의 몸을 지배합니다. 한국에서도 한창 동호회원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살사 등의 커플댄스를 다룬 책 ‘춤에 빠져들다’(B1)는 탱고의 진수가 바로 파트너간의 작용-반작용 법칙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남성이 리드하지만 여성이 그저 남성에게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저항력을 파트너에게 전달해 팽팽한 긴장을 만들 때에야 비로소 춤이 완성된다고…. 탱고의 과학은 “춤을 추는 어떤 순간에 절정감이 느껴지는가”를 이성적으로 설명해 줍니다.
과학과 상상력의 관계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앞서느냐를 따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로봇을 만든 20세기의 과학자들에게 상상으로나마 로봇의 개념을 잡아준 것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과학소설이었습니다. 과학소설의 최신 대표작들을 모아놓은 ‘오늘의 SF걸작선’과 ‘21세기 SF도서관’(B7)은 그런 점에서 미래의 과학이 무엇까지 말해 줄 수 있을지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합니다.
책의 향기팀 b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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