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이면 열리는 국악인 김영임씨(52·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전수 조교)의 ‘회심곡’ 공연은 국악계의 블록버스터다. 국악관현악단과 무용단, 사물놀이패 등 120∼200명이 한꺼번에 오르는 화려한 무대는 매번 ‘매진사례’다. 올해 공연은 8, 9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회심곡은 구구절절 우리네 곡진한 삶과 희로애락을 녹여내는 노래죠. 어르신들이 다들 ‘내 얘기를 해주는 구나’ 하신답니다.”
‘회심곡’의 가사는 부모의 은혜가 한량없이 크고 깊음을 가르쳐 주는 불교 경전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어머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사람의 한살이(一生)를 굽이굽이 풀어내면서 부모의 공덕을 기리는 노래.
해마다 어버이날 공연을 여는 김씨지만 스스로는 전혀 효녀가 아니라고 말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민요를 배우러 다녔는데 당시만 해도 소리꾼은 천하다 해서 부모님이 한사코 말렸어요. 그런데도 이 길을 고집해 부모님 마음을 상하게 했으니….”
자녀(1남1녀)는 둘 다 미국 유학 중이니 아직 효도 받을 처지도 아니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남편은 1970년대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코미디언 이상해씨다.
“이상해씨가 여덟 살이나 위거든요. 그래서 소개를 받은 뒤에도 피해 다녔어요. 하루는 코미디언 한무씨가 ‘연예인협회 야유회에 가자’고 하기에 따라나섰는데 글쎄 이상해씨가 혼자 나와 있더라고요. 수상스키 실력을 보여준다면서.”
“처음에는 둘이 한 무대에 서는 걸 피했어요. 저쪽이 국악을 잘 알지도 못하고… 그렇지만 이제는 ‘우리 부부, 이렇게 열심히 잘 살고 있습니다’라고 보여드리고 싶어 매년 회심곡 무대에 함께 오릅니다.”
그는 “경기민요 등 다양한 곡을 넣고 뮤지컬 식으로 꾸민 무대도 있다”며 혼자 나와 회심곡 부르고 내려가는 공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8일 4시 7시반, 9일 3시 6시반.
16일부터 전국 15개 도시 순회 콘서트도 갖는다. 5만∼7만원. 02-798-044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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