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기시트콤 ‘프렌즈’ 10년만에 종영

  • 입력 2004년 5월 7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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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기 청춘 시트콤 NBC의 '프렌즈(Friends)'가 6일밤 떠들썩하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는 전국의 시청자 5000만명을 TV앞에 묶어두었다. 뜨거운 인기를 반영해 극 중간에 붙는 30초짜리 광고비가 무려 20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고가 광고인 슈퍼볼의 230만달러에 육박할 정도였다. 특히 마지막회는 출연자의 토크쇼와 특집프로그램 등이 따라붙어 본방송의 4000만달러를 포함해 광고수입이 총 1억달러나 됐다.

방송사에 큰 돈을 벌어준 시트콤의 6명의 주인공들도 지갑이 두둑해졌다. 마지막인 10회 시즌에선 1인당 매회 100만달러(약 12억원)의 출연료를 받았다. 시트콤 제작사인 워너브러더스 텔레비전은 제작비 외에 라이선스 비용으로 매회 1000만달러씩을 받았다.

'프렌즈'는 뉴욕 맨해튼의 방 2개짜리 아파트에서 가족처럼 살아가는 남녀 3명씩 6명의 독신 친구들 사이의 가벼운 일화를 다뤄왔다. 젊은이들의 우정을 '그저 재미있게' 다룬 것으로 1994년 시작해 올해로 10년째다.

이 시트콤이 인기를 끈 이유는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의 존재. 가족 해체, 핵가족 시대의 미국에서 시청자들을 감동시킨 요소였다. 다른 채널들에선 '리얼리티 TV'가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경쟁자를 제거하려 하고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말투와 표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들이다. '프렌즈'의 팬들은 이 시트콤이 끝나자 자신들의 친구를 잃어버린 기분에 빠져들고 있다. NBC는 이 시트콤을 대체할 작품을 찾아다니다가 일단 포기했다.

1983년 막을 내린 인기 드라마 '매시(M*A*S*H·육군이동외과병원)'는 위기 상황에서의 유머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현실은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 사건 등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하던 시절이었다.

'프렌즈'는 1980년대말과 1990년대초 경제회복기에 뉴욕을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이 인기비결 중 하나라고 뉴욕 타임스는 진단한다. 이 시트콤은 "뉴욕이 그래도 살기에 안전하고 재미있고 낭만적인 곳이라는 점을 새삼 일깨워주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시트콤 주인공 레이첼역의 제니퍼 애니스턴은 배역에 맞추느라 13kg을 뺐다. 그 덕분에 젊은층의 우상이 됐다. '프렌즈'에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잠깐씩 출연하기도 했다. 줄리아 로버츠, 브루스 윌리스, 톰 셀렉 등이 그들이다. 주인공 중의 한명인 애니스턴의 남편 브래드 피트와 커트니 콕스 아케트의 남편 데이비드 아케트도 깜짝 출연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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