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여성 30~50%가 성기능 장애

  • 입력 2004년 5월 9일 17시 05분


여성 성기능 장애가 의학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은 1960년대다.

당시 미국의 마스터스와 존슨은 여성의 성적 반응을 흥분기-고조기-극치기-해소기 등 4단계로 나눴다. 1979년 카플란은 이를 성욕기-흥분기-극치기 등 3단계로 줄였다. 요즘은 성욕기-흥분기-고조기-극치기-해소기 등 5단계로 분류한다.

여성의 성적 반응이 1회 완주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대략 11분 전후다. 대부분의 여성이 이 단계를 2, 3회 반복하지만 일부는 6회 이상 반복하기도 한다. 흔히 남성은 1회 사정으로 섹스가 끝나지만 여성은 1시간 이상 끌 수 있다는 얘기는 이런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여성이 이 단계를 단 1회도 완주하지 못한다. 바로 성기능 장애다.

1998년부터 국제적 기준은 성기능 장애를 성욕 장애, 성흥분 장애, 극치감(오르가슴) 장애, 성교통 등 4개로 분류했다. 이 중 가장 많은 게 성욕과 성흥분 장애다. 성기능 장애 환자의 절반 정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어 극치감 장애가 30% 정도를 차지한다. 섹스할 때 통증을 느끼는 성교통은 20% 정도다. 여러 장애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성기능 장애 여성은 의외로 많다. 전체의 30∼50%라는 통계가 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의사들의 추정이다.

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부부 중 한 쪽이 성기능 장애를 갖고 있으면 양쪽 모두 클리닉을 찾아 원인을 찾는다. 따라서 문제가 쉽게 표면으로 떠오르고 치료도 쉽다. 그러나 국내는 주로 남편의 성기능 장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문제가 발견돼 같이 치료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 여성 환자의 80%가량이 남편의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진료를 받는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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