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어린 눈으로 장애를 바라보면서 잔잔하면서 설득력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언니의 말은 단순하지만 가슴을 찌른다.
언니에게 소리를 듣지 못하는 동생은 특별할 뿐이다. 남에게 부끄럽다거나 자신을 귀찮게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리 흔하지 않을 뿐’이다.
이 동생도 다른 동생들처럼 뛰고 구르고 구름사다리 오르기를 좋아한다. 피아노를 치지만 노래도 못하고 멜로디를 들을 수도 없다.
언니의 때 묻지 않은 눈은 장애의 특별한 장점을 발견한다. 동생은 풀밭의 아주 작은 움직임까지 볼 수 있고 라디오를 손으로 만져 보고는 켜져 있는지 아닌지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애는 화나거나 행복하거나 슬플 때, 얼굴하고 어깨로 말해요. 그 누구보다 더 많이 말할 수 있답니다.’
25년 전 출간됐지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아름답고 특별한 그림책이다. 연필을 사용한 듯한 흑백 그림이 더욱 풍부한 메시지를 전한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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