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꽃으로 피어난 형형색색 想像…제비울미술관 꽃그림展

  • 입력 2004년 5월 9일 17시 26분


‘야 꽃이다!’ 전에 나온 강용면 작 ‘영혼’(2000년). 사진제공 제비울미술관
‘야 꽃이다!’ 전에 나온 강용면 작 ‘영혼’(2000년). 사진제공 제비울미술관
청계산 자락에 있는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비울미술관이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아 ‘야 꽃이다!’ 전을 열고 있다. 언뜻 보면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 있는 산하(山河)를 그대로 전시장으로 옮긴 듯한 느낌이 들지만, 자세히 둘러보면 ‘꽃’을 주제로 한 화가들의 ‘다양한 상상력 전시’임을 알 수 있다. 산천에 피는 꽃들도 아름답지만 여기에 사람의 추억이나 의미를 넣으면 저마다 새로운 꽃으로 피어난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오용길씨는 매화, 산수유, 벚꽃을 화폭에 흐드러지게 재현했다. 작가 특유의 과감한 구도와 생략으로 산천에 피는 꽃들과는 또 다른 맛이 난다. 안혜경씨의 꽃은 바람에 날려서, 땅 위에 떨어져서, 강으로 흘러서 ‘사라지는’ 꽃들이다. 꿈을 꾼 듯 한바탕 취해있던 짧은 아름다움과 허망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박방영씨는 꽃이 피는 순간의 역동적 움직임을 포착했다. 꽃피는 날의 에너지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간략한 선과 면, 단순한 색 몇 가지로 꽃의 형태보다는 특징만 끄집어 낸 백미혜씨의 ‘꽃피는 시간’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권기윤 차대영 김용철 김종학 박훈성 김동영 공혜진 김효 홍지연 유승호 정광호 강용면 권기수씨 등 서양화가와 한국화가들이 그린 꽃그림들이 망라돼 있다. 7월20일까지.

한편 이 미술관은 16일까지 꽃을 주제로 한 어린이 미술작품을 공모한다. 5월말 시상식과 함께 입선작들을 모아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비영리 미술관인 제비울미술관은 과천에서 14대째 살고 있는 신창건설 김영수 대표가 어린이와 청소년 미술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세운 문화공간. ‘제비울’은 미술관이 있는 갈현동 남쪽마을 이름이다. ‘제비’는 좁다는 뜻이고, ‘울’은 골짜기를 뜻한다. 02-3679-0011∼2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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