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길씨는 매화, 산수유, 벚꽃을 화폭에 흐드러지게 재현했다. 작가 특유의 과감한 구도와 생략으로 산천에 피는 꽃들과는 또 다른 맛이 난다. 안혜경씨의 꽃은 바람에 날려서, 땅 위에 떨어져서, 강으로 흘러서 ‘사라지는’ 꽃들이다. 꿈을 꾼 듯 한바탕 취해있던 짧은 아름다움과 허망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박방영씨는 꽃이 피는 순간의 역동적 움직임을 포착했다. 꽃피는 날의 에너지를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것이 작가의 말이다. 간략한 선과 면, 단순한 색 몇 가지로 꽃의 형태보다는 특징만 끄집어 낸 백미혜씨의 ‘꽃피는 시간’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권기윤 차대영 김용철 김종학 박훈성 김동영 공혜진 김효 홍지연 유승호 정광호 강용면 권기수씨 등 서양화가와 한국화가들이 그린 꽃그림들이 망라돼 있다. 7월20일까지.
한편 이 미술관은 16일까지 꽃을 주제로 한 어린이 미술작품을 공모한다. 5월말 시상식과 함께 입선작들을 모아 전시회도 열 예정이다.
비영리 미술관인 제비울미술관은 과천에서 14대째 살고 있는 신창건설 김영수 대표가 어린이와 청소년 미술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세운 문화공간. ‘제비울’은 미술관이 있는 갈현동 남쪽마을 이름이다. ‘제비’는 좁다는 뜻이고, ‘울’은 골짜기를 뜻한다. 02-3679-0011∼2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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